이택근 작심발언 "히어로즈는 대체 무슨 야구를 하고 싶은 것인가"



키움 히어로즈의 '레전드'이자 전 국가대표 외야수 이택근(46)이 연패에 빠진 친정팀 키움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묵묵히 팀을 응원해 온 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구단의 명확한 방향성 설정을 촉구하는 '작심발언'을 터트린 것이다.
이택근은 지난 5월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택근브이로그'를 통해 "5연승 이후 다시 긴 연패에 빠진 키움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강팀의 조건은 연승을 길게 가는 것보다 연패의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현재 키움이 처한 가장 큰 문제점으로 '확실한 팀 컨셉과 기조의 부재'를 언급했다. 이택근은 "경기를 보고 있으면 팀의 콘셉트가 없다. 당장 이기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는 팀인지, 아니면 몇 년 뒤 우승을 목표로 선수를 키워야 하는 팀인지, 아니면 정말 퓨처스에서 철저히 유망주를 육성하는 팀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들의 이름과 포지션이 계속 바뀌니 팬들조차 선수를 잘 모르는 지경"이라며 "리빌딩을 할 것이라면 눈을 딱 감고 특정 포지션에 유망주를 박아놓고 100경기든 100타석이든 기준에 맞는 기회를 주는 그런 기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장기적인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특히 잦은 포지션 변경이 야기한 리그 최다 실책(현재 45실책으로 2위) 문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택근은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의 포지션을 매번 바꾸면서 수비까지 잘하기를 바라는 건 모순"이라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포지션을 옮겨 다니면 수비를 못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의 낮과 밤 천장 환경 차이를 언급하며, 경기 후 단순 특타·특수보다 환경적 특성을 인지한 디테일한 훈련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투수 보직 운용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택근은 현재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으로서의 시각을 더해 포수 김건희(22)와 좌완 박정훈(20) 등 젊은 피들을 분석했다. 그는 "박정훈은 지저분한 볼 끝과 와일드한 폼을 가진 유니크한 필승조 중간 투수 유형인데, 시즌 중 갑자기 선발로 전환되면서 장점이 희석되고 평균자책점이 올라가 국대 선발 전선에 아쉬움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또한 "선발 루틴이 맞춤형인 하영민이 중간으로 간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두 선수의 보직이 바뀌어야 퍼포먼스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택근이 이처럼 적나라한 비판을 자처한 이유는 오직 친정팀에 대한 애정과 팬들을 위해서다. 그는 "과거 내가 주장으로 있을 때만 해도 고교 선수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팀이 히어로즈였다. 지금도 과연 그런지 구단에 반문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택근은 "인기 팀 위주로 돌아가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키움 구단은 늘 손해를 보고 있고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며 "방송을 해봐서 내가 더 잘 안다. 내가 욕을 먹더라도 안 좋은 이야기를 이렇게 꺼내 이슈를 만들어야 구단도 압박을 느끼고 바뀐다. 히어로즈가 더 좋은 구단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팬분들께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관심을 가져달라. 히어로즈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팀이다"라고 호소했다.


박수진 기자 bestsuji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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