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에 포백 곁들인 홍명보호, 모처럼 ‘하이파이브’
‘가변 스리백’으로 공격력 강화
손흥민·조규성 나란히 멀티골
고지대·시차 적응 테스트 무대
월드컵 1차 모의고사 ‘합격점’
洪 “전체적으로 굉장히 좋았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에 도전하는 ‘홍명보호’가 ‘캡틴’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과 조규성(미트윌란)의 멀티골에 힘입어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완파하며 최종 모의고사 1차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기본적인 전술은 스리백으로 나가되 공격 시에는 포백으로 전환하는 ‘가변 스리백’을 통해 그간 답답했던 공격 전술의 완성도가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다.

해발 1571m의 고지대에 위치한 과달라하라에 대비하기 위해 해발 1460m의 솔트레이크시티를 사전캠프지로 정해 시차와 고지대에 적응 중인 홍명보호는 두세 수 아래 전력의 상대를 맞아 가벼운 몸놀림과 효율적인 전술 수행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수비 상황에선 스리백에 좌우 윙백까지 내려와 5백을 구축해 수비벽을 두껍게 했고, 공격 상황에선 왼쪽 센터백 이기혁과 왼쪽 윙백 카스트로프가 각각 왼쪽 풀백과 왼쪽 윙어로 변신해 4-2-3-1의 전술로 변환하는 ‘가변 스리백’이 인상적이었다. 최종 엔트리 ‘깜짝 발탁’의 주인공인 이기혁은 수비에서 한 방에 국면을 전환하는 대각선 롱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냈고, 카스트로프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전방의 공격수 숫자를 늘리는 역할을 잘 수행해냈다.
전반 초중반까지 상대의 밀집 수비에 애를 먹던 홍명보호의 혈을 뚫어낸 건 역시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인 손흥민이었다. 전반 40분 김진규의 로빙 패스가 침투하던 김문환의 발 앞에 정확히 배달됐고, 손흥민은 김문환이 보낸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첫 골을 뽑아냈다. 이어 전반 43분엔 배준호가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득점으로 마무리 지었다. A매치 55, 56호 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한국 남자축구 A매치 통산 최다 득점 1위인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58골)과의 격차를 2골로 좁혔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진규를 불러들이고 주로 공격 2선에서 뛰던 이재성(마인츠)을 3선 중원에 투입해 실험했다. 후반 9분엔 부상을 당한 조유민 대신 박진섭(전북)이 투입됐고, 후반 14분엔 배준호, 손흥민, 이한범, 백승호, 카스트로프, 김문환이 빠지고 조규성, 황희찬(울버햄프턴), 엄지성(스완지시티), 김민재(뮌헨), 설영우(즈베즈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이 투입됐다.
부상을 털고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선 ‘중원 사령관’ 황인범의 공수 조율 아래 홍명보호는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20분 오른쪽을 돌파한 이동경이 왼발 아웃프런트로 크로스를 올리자 쇄도하던 조규성이 시원하게 머리로 받아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0분 황희찬이 페널티킥 골로 4-0을 만들었고, 후반 31분엔 설영우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조규성이 문전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경기 뒤 홍 감독은 “상대가 조금 약하긴 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경기였다. 손흥민의 득점이 나왔고, 황인범도 부상 이후 처음 출전했다. 이기혁도 A매치 데뷔전에 준하는 경기를 했다. 오늘 경기 내용과 결과까지 팀 전체적으로 굉장히 좋았다”고 총평했다.
한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 29일 성명을 통해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정 회장은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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