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뜬 슛? 공인구 테스트 한 건데" 여유있는 농담에 '미친 패스'까지, 우리가 알던 황인범이 돌아왔다[프로보 현장]

[프로보(미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중원 지배력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좋았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은 31일(한국시각)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근교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교체로 활약한 황인범(페예노르트)을 향해 '쌍엄지'를 들었다.
황인범은 팀이 손흥민(LA FC)의 전반 연속골로 2-0 앞선 후반 17분 이한범(미트윌란)과 교체투입해 추가시간 포함 30분 남짓 뛰었다. 3월 소속팀 경기에서 발 부상을 당한 황인범은 두 달만여만에 처음 나서는 실전 경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군더더기없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투입 3분만인 20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상대 우측 빈 공간을 향한 감각적인 공간 패스를 이동경(울산)에게 정확히 배달했다. 이동경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받아넣은 세번째 골에 관여했다.
황인범은 "다시 경기장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하다. 오늘 승리를 거둔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부족한 점을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잘 가다듬어서 남은 한 경기 역시 잘 치르고 싶다"라고 말했다. '부상 부위에 불편함은 없는지'란 질문엔 "그렇다"라고 바로 답했다.

축구팬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환상 패스'에 대해선 "그냥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하려고 하는데 운이 잘 맞았다"라고 말했다.
해당 장면에선 공인구가 발등에 착 감기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후 야심차게 때린 황인범의 중거리 슈팅은 골대 위를 벗어나 관중석으로 향했다. 황인범은 "오늘 공인구 테스트를 한번 해보려고 슈팅을 했다. 그런데 공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 제가 문제였던 것 같다"라고 조크했다. 이어 "공인구도 그렇고, 고지대 특성도 그렇고, 오랜만에 경기를 나서는 선수에겐 참 중요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경기는 해발 1387m에서 열렸다. 홍명보호는 해발 1571m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리는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체코), 2차전(멕시코)에 대비해 18일부터 해발 1460m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 훈련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후발대인 황인범은 25일 합류했다.
황인범은 첫 '고지대 실전'에 대해 "이게 고지대라서 힘든건지, 아니면 제가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서 힘든건지 잘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이어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있어서 경기 감각적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30분이란 시간이 나에겐 정말 소중하다. 호흡을 한 번 이렇게 틔어놓으니까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30분 출전'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홍 감독은 다음 달 4일 같은 경기장에서 열리는 엘살바도르와의 두번째 모의고사 때는 황인범의 출전시간을 좀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인범은 출전 시간은 감독이 정하는 것이라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많은 시간을 뛰고 싶은 게 선수의 마음인 것 같다"라고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조유민 부상
(프로보[미국 유타주]=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0일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
한국 조유민이 부상을 당해 스태프에게 업혀 경기장을 나오고 있다. 2026.5.31
ha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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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은 교체투입 후 베테랑 이재성(마인츠)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재성은 이번 대회에서 한 칸 아래인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인범은 "재성이형과 투 미들을 서는 건 처음인 것 같다. 하지만 대표팀에 데뷔하고 8~9년이란 긴 시간 동안 재성이형과 많은 경기를 함께 뛰었다. 재성이형이 워낙 주변에 있는 선수를 잘 도와주고 편하게 해주는 선수다보니, 저 역시 오늘 경기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야 되는지 너무 잘 안다"라고 말했다.
1996년생 동갑내기 수비수 조유민(샤르자)은 후반 초반 오른 발바닥을 다쳐 박진섭(저장)과 교체됐다. 현지시각으로 31일 오전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교체 투입을 위해 몸을 풀던 황인범은 걱정어린 시선으로 스태프 등에 업혀 가는 조유민을 바라봤다. 황인범은 "유민이와 워낙 친하고 좋아하는 친구다보니 신경이 많이 쓰였다. 다른 선수였어도 경기장에서 다쳐서 누워있다면 걱정했을 거다.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면)개인적으로 상심이 얼마나 클지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래서 유민이에게 해줄 말은 없었다. 검사 결과가 괜찮기만을 모두가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큰 부상이 아니길 기원했다.
프로보(미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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