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물일까 애물일까… 창원 소쿠리섬 꽃사슴 ‘딜레마’

진휘준 2026. 5. 3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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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목적 10마리→현재 39마리 추정
주말이면 하루 200~300명 몰리지만
인근 민가 출몰로 피해 민원 잇따라
시, 중성화로 개체 수 줄이기 나서

31일 오전 11시께 찾은 창원시 진해구 소쿠리섬. 선착장 입구엔 ‘사슴이 때로는 당신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선착장에서 3분 정도 숲 방향으로 걸어가니 꽃사슴 4마리가 보였다. 사슴을 둘러싼 관광객들은 작게 자른 당근을 먹이로 주고 있었다. 사슴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사슴의 등을 쓰다듬는 이들도 있었다.

31일 창원시 진해구 소쿠리섬을 찾은 관광객이 꽃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성승건 기자/

꽃사슴을 보기 위해 가족들과 부산에서 온 최원영(44) 씨는 “꽃사슴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족들과 보러 왔다. 사람을 많이 상대해서 그런지 겁을 안 내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딱히 유해 동물처럼 느껴지진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가족 단위 관광객인 김모(34) 씨는 “바다가 있는 곳은 다른 곳에도 많이 있지만, 여기서만 사슴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자연에서 이렇게 사슴을 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고, 생각보다 순해서 좋다. 관리만 잘되면 계속 사슴이 있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시 등에 따르면 90% 이상이 국방부 소유이자 무인도인 창원시 진해구 소쿠리섬은 최근 몇 년 사이 꽃사슴 서식지로 알려져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날씨가 풀리고 본격적인 여름을 맞기 직전인 4~6월에 선착장을 찾는 사람은 주말이면 하루 200~300명에 달한다. 캠핑 명소로 알려져 사람이 몰리는 연휴엔 섬 전체가 꽉 찰 정도다.

소쿠리섬에 꽃사슴이 서식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8년이다. 당시 진해시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만 꽃사슴을 10마리 풀었다.

이들은 인근 지역에 흩어져 살면서 정확한 개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현재 39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창원시는 소쿠리섬이 사슴을 찾는 관광객들로 활성화됐지만, 지난해부터 개체수 조절이 필요한 유해동물로 지정되면서 딜레마에 놓였다.

소쿠리섬 꽃사슴들은 인근 민가로 들어가 논밭을 해치며 여러 차례 민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바다 수영에 능한 꽃사슴은 관광객이 적은 시기에 먹이를 찾기 위해 600m가량 떨어진 우도나 1.6㎞ 정도 떨어진 명동 마을로 들어가 밭을 훼손하기도 한다.

사람들과 접촉이 늘어나고 관련 피해 민원이 잇따르자 시는 꽃사슴 관리책을 마련했다.

꽃사슴을 포획해 광견병, 램프스킨, 구제역 등 질병 3종에 대한 예방접종과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며 개체수 조절에 들어갔다. 예방접종을 받은 개체는 지난해 30마리, 올해 21마리이다. 개체수 조절을 위해 시작한 중성화 수술은 지난해 5마리, 올해 4마리다.

창원시 해양레저과 관계자는 “개체수를 계속 줄여갈 계획이다. 농작물피해 등은 타 부서에서도 함께 관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진휘준 기자 geni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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