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야구장 누비며 강행군… 쉰 목소리로 “제대로 해볼게예”
마산역 번개시장서 출발 ‘시장데이’
“제로페이·지역상품권 살리겠다”
유세차 올라 골목 구석구석 인사
창원NC파크·3·15해양누리공원
유권자 속 파고들어 ‘숨가쁜 하루’
시민들과 함께 셀카 찍으며 밀착

“안녕하세요. 김경수입니다. 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20분께 창원 봉곡시장. 파란 옷을 입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며칠 전 단일화한 진보당 전희영 전 도지사 후보가 동행했다.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이기도 한 이날 김 후보 일정은 시장 방문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이미 오전 8시 마산역 번개시장을 들렀다 왔다.
“전통시장은 지역 경제의 혈맥 같은 곳이다. 그래서 인사를 드리면서 최근의 경남 경제 상황을 살핀다. 또 시장과 시장 사이를 다닐 때는 유세차로, 시민들께 사전투표 참여도 호소드리고 있다.”
아침부터 30도를 웃도는 기온에 시장에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김 후보는 상인들에게 악수하며 인사를 건넸다.
“우리 언니가 김해 사는데 엄청 지지해요.” “핸드폰 줘봐라. 사진 찍어줄게.”
쓴소리도 나왔다. “진작 좀 와주지. 선거 때만 오지 말고. 민심도 좀 듣고.”
특히 더운 날씨 때문인지 약 1시간 계획했던 일정을 30분 만에 마무리하고 후보는 유세차에 올랐다. 그는 “스피커 틀면 장사 방해되는데, 죄송합니다”하며 말문을 열었다.
“시장 돌아보니 제일 많이 해주시는 이야기가 ‘선거 때만 온다’는 말씀이셨다. 대통령께서는 지역 일정에 시장을 자주 다니신다. 함께 일하면서도 ‘시장에, 현장에 자주 나가라’ 하셨다. 제가 이번 선거 땐 한 번 왔지만 도지사가 되면 자주 드나들겠다.”
다음 행선지는 창원 명서시장. 유세차를 타고 골목을 돌며 인사하는 탓에 30분은 족히 걸렸다.
11시 28분 명서시장에서는 유세차에 먼저 올랐다. “제로페이,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이 다 깎였더라. (지사가 되면) 그것부터 살리겠다. 지방정부 쓸 수 있는 예산이 많이 없다. 그래서 중앙정부 예산을 받는 게 중요한 거다. 제가 꼭 이루겠다.”

“저와 발 맞춰 일할 일꾼들도 같이 왔다”며 이날 동행한 민주당 도의원·시의원 후보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분식집 사장님이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드시면서 하이소” 했다. 꼬치어묵을 먹으며 도의원·시의원 후보, 명서시장 상인회장과 막간 ‘시장 살리기’ 회의도 했다. “호롱불 야시장처럼….” “대구에 어디 가보니….”
땅콩빵집 근처에 이르니 배우 정한용 씨가 합류해 시민 인사를 이어갔다. 정육점 손님은 “오늘 이상하게 시장에 오고 싶더라”며 사진을 찍고, 상인 김명진(63) 씨는 “행복해지려고 하는 일인데 행복하십시오”하며 덕담을 건넸다.
한 시간쯤 시장을 돈 뒤에야 후보는 국밥집에 들렀다. 다음 일정을 위해 빠른 식사는 필수다. 가게 사장님은 “싹 비우셨다”며 웃었다.

오후 1시 50분, 오늘 네 번째 일정인 도계부부시장에선 목이 잠겼다. 김 후보는 “목에 좋다는 걸 먹으며 관리하고 있지만 유세를 하다 보니 목이 좀 쉰 채로 인사를 드리고 있다”고 했다.
쓴소리도 없지 않다. “맨날 책상 앞에서 떠들지, 시장 어떻게 돌아가는 줄은 아나. 장사가 안되어서 밥을 못 먹어. 김경수도 필요 없고 시장 경제 살리는 사람이 제일이야. 대통령도 큰소리쳐봐야 시장 안 살리면 소용 없어.”
김 후보는 상인의 손을 잡았다. “제대로 해볼게예. 한번 살리볼게예. 꼭 그리하겠습니다.”
어느덧 동행한 후보 캠프 관계자 손에는 방울토마토, 찹쌀꽈배기, 식혜에 젓갈 반찬 등이 가득 들려 있다.

오후 4시께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을 찾았다. 박홍배 국회의원과 이기영 배우가 합류했다. 오후 5시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 야구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이미 구장 앞은 수많은 선거운동원들로 가득했다. 정문 앞엔 김경수·박완수 경남도지사 후보 차량이 중심을 잡았다.
충청도에서 왔다는 김경수 후보 팬이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고 있으니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김 후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김해 장유 시민, 후보가 학창시절을 보낸 진주에서 왔다는 시민 등 자기소개가 잇따랐다.
가족, 연인 등은 한때 후보와 사진을 찍겠다며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후보는 꼬박 한 시간을 시민과 인사한 뒤에야 4시 58분께 유세차에 올랐다. 그는 “작년 NC파크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경남도는 사실상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NC 다이노스가 경남을 떠나느냐 마느냐 하는 이야기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적극 나서겠다. 창원시에만 맡겨두지 않고 사실상 경남도민 구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해가 뉘엿뉘엿한 시각에도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후 7시부터 마산 3·15 해양누리공원 일대에서 거리 인사가 예정돼 있다.
“이번 선거가 현장의 분위기, 여론조사 결과 등 과거 선거(2018년 당선 시절) 때와는 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 그래서 1%가 소중하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끝까지 도민께 지지를 호소할 생각이다.”
평소 귀가 시간을 묻자 김 후보는 “그날 그날 다르다. 낮엔 유세를 하니까 아무래도 회의할 시간이 없어서 캠프를 갔다가 가게 되는데….” 집에 가서 방전이 될 법도 한데 “그것도 잘 안 되더라”며 웃었다. 오늘은 오전 5시에 기상했다고 했다. “그래도 컨디션 좋다. 매일 아침마다 20~3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다. 그걸 빠뜨리면 그날은 뭘 안 한 것 같다.”
김 후보는 31일 진주, 창원, 김해에서 선거 전 마지막 주말 유세를 이어갔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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