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호남서도 11%p 격차…도시는 ‘잠잠’ 농촌은 ‘펄펄’

광주일보 2026. 5. 3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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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가른 핵심 변수는 무투표 여부 아닌 인구·연령 구조
고령층 많은 농촌 군지역 높고 젊은 세대 몰린 신도심 낮아
/클립아트코리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시장, 교육감을 처음 뽑는 선거라는 공통분모에도 광주·전남 유권자의 사전투표 결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 30일 마감된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전남은 38.95%로 전국 1위에 오른 반면, 광주는 27.83%에 그쳤다. 도농간 선거구도, 자치구 표심의 온도가 제각각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 ‘광역시 1위’ 광주의 두 얼굴= 광주 27.83%는 서울(23.84%), 인천(21.62%), 부산(21.29%), 대구(18.65%)를 모두 앞서 특·광역시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치구별로 뜯어보면 양상이 다르다. 유권자가 광주 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적은 동구가 32.19%로 광주에서 가장 높았고, 남구 29.70%, 북구 28.68%, 서구 27.82%가 뒤를 이었다. 정작 광주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32만2549명)가 있는 광산구는 24.64%로 5개 자치구 가운데 꼴찌였다.

이는 인구 구조와 맞닿아 있다. 동구는 고령층 비중이 높아 평소에도 투표율이 안정적인 반면,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가 몰린 신도심을 끼고 있는 광산구는 참여열기가 약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동구의 경우 선거 형세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후보 간의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인원으로 보면 북구(10만3106명)와 광산구(7만9473명) 두 곳이 광주 전체 사전투표의 절반을 넘겨, 투표율 순위와 표의 무게는 다르게 읽어야 한다.

◇‘표는 시(市), 투표율은 군(郡)지역’=전남의 사전투표율 38.95%의 동력은 시단위 지역이 아니라 군지역이었다.

신안군이 61.31%로 도내 최고를 찍었고 진도군 55.03%, 함평군 54.21%, 강진군 52.16%, 담양군 51.89%, 장흥군 50.71%까지 여섯 개 군이 절반을 넘겼다.

구례군(50.44%)과 곡성군(50.34%)도 50% 선에 걸쳤다. 농촌 군 단위 특유의 촘촘한 지역 공동체와 높은 고령 인구 비율이 사전투표 참여로 이어진 결과다.

반대로 인구가 많은 시 지역은 도 평균을 밑돌았다.

여수시는 29.65%로 도내에서 가장 낮았고 순천시·광양시 33.05%, 목포시 33.55% 순이었다. 다섯 개 시 가운데 도 평균(38.95%)을 넘긴 곳은 38.06%의 나주시뿐이다.

인원으로는 순천시(7만7651명)·여수시(6만7664명)·목포시(5만8116명)가 가장 많았다.

◇무투표 당선 80명…‘투표율 하락’ 통념 빗나가 =이번 지선에서 광주·전남 무투표 당선자는 80명으로 4년 전 63명보다 17명 늘었다.

79명이 더불어민주당, 한 명이 진보당(광주 광산구 라선거구) 소속이다. 기초단체장도 광주 서구청장 김이강 후보와 남구청장 김병내 후보가 단독 등록해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했다.

경쟁이 사라지면 유권자 무관심으로 투표 열기가 식는다는 우려가 통념이다.

하지만, 사전투표 수치는 이 진단을 정면으로 비껴갔다.

무투표 선거구가 몰린 전남 농촌 군들이 오히려 사전투표율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광역의원이 경쟁 없이 채워진 신안군 제1선거구가 속한 신안군은 61.31%로 도내 1위에 올랐고, 역시 광역의원이 무투표로 결정된 담양군(51.89%)과 구례군(50.44%)도 최상위권이었다.

광역의원 무투표 지역인 고흥(49.33%)·완도(49.57%)·보성(49.09%)·장성(45.52%)·영광(46.59%)·해남(40.62%) 또한 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대로 사전투표율 하위권은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시 지역, 즉 여수(29.65%)·순천(33.05%)·광양(33.05%)·목포(33.55%)가 차지했다.

‘경쟁 없는 선거는 낮은 투표율’이라는 도식이 성립하지 않은 셈이다.

광주에서도 기초단체장이 무투표로 정해진 남구(29.70%)는 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높았고, 서구(27.82%)도 광주 평균(27.83%)과 사실상 같았다.

반면, 국회의원 보궐선거라는 추가 변수까지 안은 광산구는 24.64%로 가장 저조했다. 투표 유인이 한 가지 더 얹힌 지역이 오히려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결국 사전투표율을 가른 핵심 변수는 무투표 여부가 아니라 인구·연령 구조였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고령층이 많고 공동체가 촘촘한 농촌 군과 광주 동·남구는 높게, 젊은 세대가 몰린 신도심은 낮게 나타났다. 무투표 당선 확산이 견제와 균형을 약화시키고 유권자 선택권을 좁힌다는 지적은 별개의 과제로 남지만, 적어도 ‘투표율을 끌어내렸다’는 진단과는 거리가 있다.

관건은 이 열기가 본투표까지 이어지느냐다.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최종 투표율이 자동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사전에 표를 던진 만큼 본투표일 투표소가 한산해지는 ‘분산 효과’도 있어, 전체 투표 열기는 6월 3일 투표함을 열어봐야 가늠할 수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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