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국 튀르키예 “종전 합의 어느때보다 가깝다”지만…이란 “호르무즈 영구관리” 입법 불씨

한기호 2026. 5. 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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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日신문과 인터뷰
“美-이란 모두 긍정 결론 원해” 합의 낙관하되
“호르무즈 해협이 핵문제보다 우선순위 높아져”
이란 통신 “핵보다 해협이 최우선과제” 내세워
이란 의원 “해협 관리법 곧 통과시킬 것” 엄포
“호르무즈 이란-오만 영해…타국 결정권 없다”
튀르키예, 트럼프 아브라함 협정 손짓엔 ‘조건’
이스라엘에 가자 終戰·팔레스타인 2국가 요구

미국-이란 휴전 중재국가 중 하나인 튀르키예 정부 고위급으로부터 “(미·이란) 양측 모두 긍정적 결론을 원하고 있으며, 합의는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는 발언이 나왔다. 이란 관영매체 측에서도 같은 언급을 부인하지 않고 타전하되, 고농축우라늄(HEU) 반출을 비롯한 핵 협상보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무게를 옮기려는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오후 8시쯤 보도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당일 일본 닛케이아시아(니혼게이자이신문 영자뉴스 자매지)와 인터뷰한 내용을 전하며 “(피단 장관이) 테헤란과 워싱턴 간 협상의 최우선 과제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이며 이는 이란 핵문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해설했다.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자유통항을 막아온 이란은 미국과 논의 중인 종전 양해각서(MOU) 이후로도 해협 통제권을 갖겠다며 자체 입법도 준비 중이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IRNA와 터키 국영 야나돌루 통신(AA)에 따르면 피단 장관은 닛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란 협상에 관해 “양측 모두 긍정적 결론을 원하고 있으며 합의는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며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휴전 이후’ 관심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협 봉쇄 상황이 미국과 이란 모두에 “과도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안보, 식량안보, 물가상승 등 포함한 국제적 영향이 막대하다”며 “이 문제가 핵 문제보다 우선순위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의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수교) 참여를 제안한 데 대해, 피단 장관은 튀르키예가 2023년 10월 7일(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학살과 가자전쟁 개전) 이전까지 이스라엘과 역사적·상업적 관계를 이어왔다면서도 “우리가 교역을 중단할 때 분명히 말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살해를 중단하고 가자 주민들이 식량·주거·의약품·물 등 기본적 필요에 따라 접근하게 해야한다”고 조건을 들었다.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과 화물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이것이 충족되면 정상관계로 돌아가는 데 문제없다”며 “우리는 두(2)국가 해법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영토에 에워싸인 가자 지구를 팔레스타인 영토로 독립시켜 2개의 주권국으로 각기 인정하잔 주장이다. 피단 장관은 “이스라엘 국내정치에선 항상 정치와 지역적 야망을 위해 ‘적’이 필요하다”며 “이스라엘은 안보가 아니라 더 많은 영토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지역질서 뿐 아니라 시계 질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튀르키예가 팔레스타인처럼 이슬람 수니파 신도가 국민의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슬람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는 반(反)이스라엘로 묶이는 셈이다. 다만 튀르키예는 미국 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미국에 협력적이다. 피단 장관은 파키스탄·튀르키예·사우디·이집트 등 걸프 국가간 협력이 “황금 같은 기회”라고 평가하며 “상황이 정상화되면 이란도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67년 국경에 기반한 팔레스타인을 인정한다면 이스라엘도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피단 장관은 오는 7월 수도 앙카라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에 “나토 회원국 전원의 동의가 있다면 일본·한국·호주·뉴질랜드 포함 인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 국가들을 초청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며 마크 뤼 나토 사무총장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에 부정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석 여부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수차례 통화할 때 그가 불참 의사를 밝힌 적은 없었다며 “현재까지 모든 준비는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가 지난 4월 22일(현지시간) 배포한 이란 군인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외국 국적 컨테이너선 나포 현장 영상 캡처 화면.[이란 IRIB·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이란 정부기구 소유 준관영 메흐르 통신은 31일(현지시간) 알리레자 살리미 이란 의회 의원이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관리권을 규정하는 법안을 “곧”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살리미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과 오만의 영해를 공유하는 해역이므로 ‘다른 어떤 나라도’ 이 해협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그들(미국 등)이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협 관리권이 “전술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확정적이고 영구적인 것”이라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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