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시장 키운 혼인·반도체 특수···웃는 백화점, 울상인 K주얼리

류빈 기자 2026. 5. 3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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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시계 매출 50% 안팎 급증
반도체 벨트가 새 명품 상권 부상
수입 브랜드 독주에 K주얼리 고전
혼인 증가와 증시 강세,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 맞물리면서 주얼리와 시계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챗GPT

결혼 예물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주얼리가 명품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안 명품 시장 성장을 이끌었던 가방 수요가 둔화하는 사이 고가 주얼리와 시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혼인 증가와 증시 강세,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 맞물리면서 백화점 명품 매출 지형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경기 남부 지역에서는 주얼리와 시계 판매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과거 서울 강남권에 집중됐던 럭셔리 소비가 용인·판교·동탄·광교 등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주변으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VIP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요 백화점 3사의 주얼리·시계 매출 증가율은 전체 명품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분기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한 가운데 주얼리 매출은 55.6%, 시계 매출은 36.9%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전체 명품 매출이 30% 증가한 반면 럭셔리 주얼리·시계 매출은 55% 급증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명품 매출이 30% 성장하는 동안 주얼리·시계 매출은 50.2% 증가했다.

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이 7~12% 수준에 머문 점을 고려하면 올해 명품 시장 성장의 상당 부분을 주얼리와 시계가 이끌었다는 평가다.

예물에서 투자 자산으로···달라진 소비 공식

주얼리 수요 확대의 배경으로는 혼인 증가가 꼽힌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혼인 건수는 6만230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늘었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 트렌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예식장이나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이른바 '스드메' 비용을 줄이는 대신 장기간 보유 가치가 높은 주얼리와 시계에 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 예물 시장에서도 다이아몬드 반지뿐 아니라 명품 시계와 하이주얼리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단순 장신구를 넘어 자산 가치와 희소성을 고려한 소비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강남에서 경기 남부로···명품 소비축 이동

반도체 슈퍼사이클도 고가 소비 확대를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한 데다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소비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경기 남부 주요 점포 실적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신세계 사우스시티는 5월 1~20일 기준 주얼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6.3%, 시계 매출은 8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명품 전체 매출도 50%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역시 올해 들어 명품 매출이 4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주얼리·시계 매출이 66.0% 늘었고 갤러리아 광교의 명품 보석·시계 매출도 46%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반도체 산업 종사자가 밀집한 경기 남부 지역이 새로운 럭셔리 소비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강남과 본점 중심이었던 VIP 소비가 첨단산업 클러스터 인근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업계도 수요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영국 하이주얼리 브랜드 '제시카 매코맥' 팝업스토어를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고, 롯데백화점은 칠보 명인 이수경 씨가 설립한 '클로이수' 매장을 본점 에비뉴엘에 열었다.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도 글로벌 시계·주얼리 브랜드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명품 시장은 호황인데···국내 산업은 수입 의존 심화

소비 시장의 성장세와 달리 국내 주얼리 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주얼리 수출입 동향 2025'에 따르면 지난해 주얼리와 모조 신변장식용품 수출은 5억1774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2%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17억4062만 달러로 29.1% 증가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12억2288만 달러로 1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주얼리 수입액은 15억6401만 달러로 5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미국산 제품이 전체 수입의 86.1%를 차지하며 해외 명품 브랜드 중심 구조가 더욱 강화됐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 주얼리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수입 주얼리 점유율은 2021년 25.6%에서 지난해 38.9%로 높아졌다. 반면 국산 주얼리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브랜드 경쟁력 부족, 글로벌 인지도 한계 등으로 내수와 수출 시장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혼인 증가와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어지는 한 주얼리 시장 성장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성장 기회를 실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을 넘어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 장인정신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이주얼리=희소성이 높은 다이아몬드·유색보석·귀금속 등을 활용해 장인이 제작하는 최고급 주얼리다. 일반 명품 주얼리보다 가격대가 높고 예술품과 투자 자산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