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멀티골 … 홍명보호 '월드컵 모의고사' 완승
손, A매치 통산 55·56호골
조규성·황희찬도 득점포 가동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이 펄펄 날고,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과 황희찬(울버햄프턴)도 힘을 보탰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골 폭죽을 터뜨리면서 대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5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지난 3월에 열린 A매치 2경기에서 모두 영패를 당했던 한국은 오는 12일 북중미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치른 이번 평가전에서 낙승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2차전이 열릴 멕시코 과달라하라가 해발 1571m 고지대에 위치해 이와 비슷한 해발 1460m의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 훈련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홍 감독은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상대로 스리백 수비와 손흥민을 원톱으로 세우는 3-4-2-1 전술을 꺼내들었다. 이날 손흥민은 평소 달던 등번호 7번 대신 13번으로 뛰었다. 한국이 속한 북중미월드컵 A조 경쟁국들의 전력 분석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대표팀은 기존 등번호 대신 다른 번호를 부여했다.
전반 중반까지 답답한 공격 흐름을 보이던 한국은 전반 40분 손흥민의 발끝에서 터진 선제골로 분위기를 바꿨다. 김문환(대전)이 오른 측면에서 낮게 깔아 찬 패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며 골문을 열어젖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본 손흥민은 3분 뒤 페널티킥을 성공하면서 멀티골(한 경기 2골)을 완성했다. 이날 2골을 더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56골로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한국 선수 A매치 최다 득점 기록(58골)에 바짝 다가갔다.
후반에는 교체 투입된 공격수들이 힘을 냈다. 조규성이 후반 20분 이동경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었고, 황희찬이 후반 30분 페널티킥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조규성은 후반 32분 설영우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개인 두 번째 골을 넣고 득점 감각을 뽐냈다.
대표팀은 이날 고지대에 위치한 경기장에서 화력을 과시하면서 본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처음 선보인 '물 보충 휴식' 상황도 잘 활용했다. 물 보충 휴식 시간은 하프타임을 제외하고 전후반 각각 22분이 지난 시점에 3분간 경기를 멈춘 뒤 선수들에게 수분 섭취와 체력 회복 시간을 제공한다. 홍 감독은 전반 도중 휴식 시간에 적극적으로 선수들과 소통하며 경기 전략을 전달했고, 공격 템포를 끌어올린 대표팀은 두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마쳤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준비한 전술 형태대로 운영이 잘됐다. 손흥민과 조규성의 득점은 대표팀에도 굉장히 반갑다"고 총평했다. 최근 골 가뭄을 씻어낸 손흥민은 "이번 승리는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이길 때 들뜨지 않고 질 때 가라앉지 않으면서 대회를 준비하겠다"며 평정심을 강조했다.
경기에서 대승을 거뒀지만 한국은 이날 후반 도중 미드필더 배준호, 수비수 조유민이 부상으로 교체돼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부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한국은 오는 4일 엘살바도르와 월드컵 본선 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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