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띄웠는데 다시 불안한 집값···지방선거 후 보유세 카드 ‘주목’

최성근 기자 2026. 5. 3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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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금 주식시장 유도 기조에도 서울 집값·전세 불안
공급 확대 속도 더딘 가운데 선거 후 보유세 개편 가능성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서울 집값을 중심으로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했던 유동성이 다시 부동산으로 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을 포함한 추가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최근 집값 상승 흐름과 대응 상황을 점검하며 대책 마련 여부를 물은 뒤 정책 전반을 면밀히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서울 주택시장 과열 조짐과 전월세 가격 상승 흐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지방선거 이후 추가 부동산 대책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은 크게 부동산 레버리지 억제와 공급 확대라는 두 축으로 전개됐다.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정부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유입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 대책이다.

지난해 9월엔 수도권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으며 공공택지 개발과 공공임대 재건축, 신축 매입임대 확대를 추진했고, 같은 시기 금융당국은 수도권, 규제지역 내 대출 규제를 한층 강화했다. 10월에는 규제지역 관리와 대출 규제를 추가 강화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도 발표했다. 올들어선 도심 공급 확대와 비아파트 공급 확대, 공공 매입임대 확충 등 공급 보완책을 연이어 내놨다.

이같은 정책 흐름은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를 완화하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가계 자산 흐름을 금융투자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기업가치 제고를 주요 경제정책으로 제시해 왔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증시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며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는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을 기반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매물 안내문. / 사진=연합뉴스

단, 최근 시장 흐름은 정부 구상과 다소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추산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을 웃돌고, 전세가격 상승폭도 확대되고 있다. 전세수급지수 역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하며 공급 부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세 물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임차 수요 일부가 매수세로 전환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공급 측면의 한계도 뚜렷하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대비 크게 줄었고 착공 물량도 감소세다. 정부가 조기 착공과 공공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 수급 안정 효과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발표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중심의 비아파트 공급 확대책도 청년이나 1~2인 가구 수요에는 일정 부분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는 증시 상승으로 불어난 투자 수익이 다시 부동산으로 이동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반도체 랠리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 수익이 확대되면서 서울 핵심지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재유입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은행은 이달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가계는 주식 투자 이익을 소비보다 부동산 투자에 우선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무주택 가구는 주식 자본이득의 약 70%가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했고 서울 주택매매 자금조사에서도 주식 매각대금 비중이 커졌다고 봤다. 부동산 가격 안정이 주식 자본이득의 부동산 쏠림을 막는 데 필요하다는 평가다.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정책의 무게중심이 공급 확대에서 세제 개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한 보유세 강화 카드가 다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자산 기대수익을 낮춰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자금의 부동산 회귀를 억제하려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보유세 강화 방식은 세율 인상 외에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고가 및 비거주 1주택자 혜택 축소, 다주택 보유 부담 강화 등이 거론된다. 이 중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과 공시가격 정책은 법률 개정 없이도 추진 가능한 수단으로 상대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높은 카드라는 진단이 나온다.

보유세 강화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세 부담 확대가 고가주택 보유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강남권 등 초고가 지역에서는 결국 높은 현금 동원력을 갖춘 자산가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있다. 이 경우 세금 부담 확대가 가격 조정보다는 부의 커뮤니티화를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남권과 중저가 지역 간 가격 흐름 차별화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부동산 정책이 보유세 개편 논의가 병행되는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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