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은 AI로 다 보내놨어요” 큰 병원 가는 시간 확 줄인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5. 3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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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반 진료정보 플랫폼 ‘스누하이’ 시연회 가보니]
AI가 진료실 대화 요약정리
의사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초진 기록·의료영상 모아서
수술할 상급병원으로 보내줘
지난달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진료정보 교류 플랫폼 ‘스누하이(SNUH.AI)’ 시연회가 열렸다. 이날 설정된 배경은 서울보라매병원 신경과 진료실이었다. 환자 김성호 씨가 “오른손과 오른발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하자 오민재 교수는 안면마비 증상을 확인하고 즉시 급성 뇌졸중 프로토콜을 가동했다. 이전 같았으면 의료진이 환자를 처치하면서 동시에 컴퓨터에 의무기록을 입력하느라 분주했을 상황이다.

진료실 한편에서 작동하던 스누하이는 이들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구음장애 등 핵심 증상을 자동으로 정리했다. 덕분에 의료진은 오롯이 환자 대응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기록 작성에 걸리는 시간이 사라지면서 서울대병원으로의 응급 이송과 수술방 배정 절차도 지체없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서울대병원은 이같은 AI 기반의 진료정보 연계 모델을 표준화해 전국 공공의료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정책간담회를 열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환자의 초진 요약 기록과 의료 영상들이 디지털 패키지 형태로 다른 병원에 실시간 공유되는 체계를 공개했다.

이 모델이 도입되면 구급차가 이동하는 사이 상대 병원 의료진은 전송된 자료를 분석해 즉시 준비에 돌입할 수 있다. 그동안 AI는 원내 수술실 스케줄을 추적해 환자를 최적의 수술방으로 자동 배정한다. 궁극적으로는 응급 처치와 수술, 퇴원, 지역 병원 회송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반복적인 문서 작성과 정보 전달 업무를 AI가 맡고, 의료진은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기술연구센터장은 “기존에는 의무기록과 검사 결과지, 판독지가 따로 전달돼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기 어려웠고 영상검사를 다시 해야 하는 등 비효율이 반복됐다”며 “스누하이는 진료실 음성을 실시간 인식해 핵심 정보를 구조화하고 전원 사유와 주요 검사 결과를 한 화면에 띄우기 때문에 준비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고 말했다.

전국 어디서든 ‘스마트 전원’ 가능하도록
끊김없는 진료 보장·불필요한 지출 방지
지난달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진료정보 연계를 위한 인공지능 전환 정책 간담회’에서 곽수헌 서울대병원 기술연구센터장이 ‘스누하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정부는 이번에 시연된 기술을 바탕으로 오는 하반기 보건의료 전주기 AX(AI 전환) 스프린트 사업에 착수한다. 개별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과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에 AI를 직접 연동해 의료 현장에서 환자 의뢰·회송 절차가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다.

박정환 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과장은 “내년 5월까지 실증을 마친 뒤 추가 예산을 확보해 향후 2~3년 내에 공공병원으로 전면 확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발표할 기본 의료 전략에 포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AX 스프린트 사업은 전국 3개 권역의 공공병원에 우선 적용된다. 서울·경기에서는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료원, 성남시의료원이 참여한다. 강원에서는 강원대병원, 영월의료원, 강릉의료원, 평창보건의료원이, 전남에서는 전남대병원, 광주기독병원이 포함됐다.

이들 병원에는 올해 하반기 추진될 국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공공 AX 전용망도 함께 지원된다. 병원마다 개별 서버를 구축하는 대신 중앙 서버 기반의 공유형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해 지역 간 전산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환자들에게 끊김없는 진료를 보장하고 중복 검사에 따른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막는 인프라를 속도감 있게 완성하겠다”며 “향후 의료, 요양, 돌봄이 환자를 중심으로 하나의 순환 체계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를 정책과 수가 체계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중앙 서버 기반의 인프라 지원과 스누하이 도입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지방의료원은 낮은 수준의 전산 장비와 전문 인력 부재로, 상급병원과 의료정보체계가 달라 전원·회송 과정에서 소통의 병목이 심했던 것이 현실”이라며 “이 플랫폼이 정착되면 안과, 피부과 등 지역 의료원이 갖추지 못한 진료과의 자문을 상급병원으로부터 원활하게 받을 수 있고 영상장비를 활용한 자동 판정 기능 등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또 “대학병원과의 실시간 정보 공유로 환자의 진료 편의가 증대되면 지역 공공병원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9일 서울대병원 윤덕병홀에서 진행된 인공지능 기반의 진료정보 교류 플랫폼 ‘스누하이’ 시연회에서 참석자들이 실제 플랫폼 화면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난달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진료정보 연계를 위한 인공지능 전환 정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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