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화된 AI 전선을 하나로’…MS, ‘원 코파일럿’ 승부수 띄웠다 [이규화의 글로벌AI]
파생 제품 양산되며 고객 피로감·혼선 가중됐다 판단
코파일럿 챗과 코워크 등 하나로 결합한 'AI 슈퍼 앱'
업무 전반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 내재화
차세대 AI 에이전트 '스카우트' 기능 대거 포함 예정
인공지능(AI) 업계의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흩어져 있던 AI 역량을 한곳에 모으는 야심찬 플랫폼 통합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와 포춘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최근 코딩 지원 도구인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일반 업무 및 대화형 AI인 코파일럿 챗, 협업 툴인 코파일럿 코워크 등을 하나로 결합한 이른바 'AI 슈퍼 앱(Super App)'을 비공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콥 안드레우 코파일럿 부문 총괄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는 분명하다. 그동안 윈도, 오피스 365, 개발자 환경 등 각기 다른 영역에 파편화돼 존재하던 코파일럿 어시스턴트들을 단일한 인터페이스로 묶어 사용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하나의 코파일럿 제공'(Delivering one Copilot)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새로운 통합 플랫폼은, 단순히 인터페이스를 합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업무 흐름 전반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 역량까지 내재화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슈퍼 앱에는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배경에서 상시 작동하며 복잡한 다단계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오토파일럿과 '스카우트'(Scout)라는 차세대 AI 에이전트 기능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전해져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MS가 이 같은 대대적인 통합을 단행하는 배경에는 현재 AI 시장이 마주한 깊은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지난 수년간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 제품군 곳곳에 AI 기능을 심어두는 '기능 중심의 확장'에 몰두해 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파생 제품이 양산되면서 오히려 기업 고객과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피로감과 혼선이 가중됐다.
사용자로서는 코딩을 할 때, 메일을 쓸 때, 기획서를 작성할 때마다 매번 서로 다른 코파일럿 창을 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실제로 최근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MS 365 코파일럿의 일상적 사용률은 증가하고 있으나, 유료 구독 전환율은 기대만큼 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슈퍼 앱 구상은 제품의 난립으로 인한 스프롤(Sprawl) 현상을 억제하고, 사용자가 AI를 단일 목적지가 아닌 업무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 전체 작업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적 승부수다.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AI 산업의 패러다임이 '단순 챗봇'에서 '통합 에이전트 운영체제(OS)'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AI 경쟁이 '누가 더 똑똑한 대형언어모델(LLM)을 보유했는가'의 싸움이었다면, 앞으로의 전장은 '누가 사용자의 실제 업무 환경을 장악하고 유기적인 워크플로우를 만들어내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개발자가 코드를 짜는 동시에 마케터가 기획서를 검토하고, AI 에이전트가 클라우드 배포와 데이터 분석을 알아서 연결하는 슈퍼 앱 생태계가 구축되면 구글이나 앤트로픽 같은 후발 주자들의 단독형 챗봇 서비스는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MS는 이미 사용자들이 하루 종일 머무는 윈도와 오피스, 팀즈, 깃허브라는 독점적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강력한 통합 AI 레이어가 얹어질 경우 기업 업무 생태계의 록인(Lock-in) 효과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고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MS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모바일 AI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의 모바일 슈퍼 앱을 통해 PC 환경에서의 생산성을 스마트폰으로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계산이다.
오는 8월 말쯤 공개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는 MS의 '원 코파일럿' 전략이 프레임워크의 과부하와 비효율성에 지친 사용자들을 다시금 매료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파편화된 기술 경쟁 속에서 다시 한 번 빅테크 AI 전쟁의 승기를 굳힐 수 있을지 전 세계 기술 시장의 눈과 귀가 레드먼드로 향하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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