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선거판 달군 ‘에너지 연금’…전기 팔 송전망부터 막혔다

정형기 기자 2026. 5. 3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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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양수발전 수익 환원 공약 잇따라…“발전시설만으로 현금 지급 어려워”
송전망·변전소 확충 수년째 제자리…“배당 약속보다 실행계획 검증 먼저”
▲ 지난 29일 영양읍 복개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정형기기자

6·3 지방선거를 3일 앞두고 영양군에서 풍력발전과 양수발전소를 활용한 '에너지 연금' 성격의 현금성 공약이 잇따라 제시되면서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군수, 도의원, 군의원 후보들은 에너지 산업 육성을 통해 군민 소득을 늘리고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정작 전기를 판매하기 위한 기반시설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양군은 전국 최대 규모 수준의 육상풍력단지가 조성돼 있고 1GW 규모 양수발전소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풍력발전 수익과 발전소 지원사업을 활용한 주민소득 정책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일부 후보들은 에너지 개발 이익을 군민들에게 직접 환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상당수 공약이 발전시설 건설만으로 곧바로 주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발전사업 수익은 생산한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해야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송전망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며, 영양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수년간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생산 전력은 증가했지만 이를 실어 나를 송전선로와 변전소 확충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력망 수용 한계를 넘는 전력이 유입될 경우 계통 불안정과 대규모 정전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한국전력은 일부 지역의 신규 발전설비 계통 접속을 제한하고 있다.

영양군 역시 신규 변전소 설치와 송전망 확충 문제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전단지는 늘어나고 있지만 전력을 외부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기반시설 확보가 충분하지 않아 추가 발전사업과 수익 창출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발전사업의 성공 여부는 발전량보다 전력 계통 연결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해도 판매할 송전망이 부족하면 기대했던 수익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민 배당이나 기본소득 확대를 약속하기에 앞서 전력망 확충 계획과 사업성, 재원 조달 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는 "풍력과 양수발전이 영양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반면, 다른 주민들은 "전기를 팔 수 있는 여건부터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에너지 산업은 영양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자산이지만 선거 공약은 희망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실행 계획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며 "군민들은 얼마를 주겠다는 약속보다 그 약속이 실제 가능한지부터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