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닉 36조 던진 외국인…코스닥은 2.8조 ‘싹쓸이’

주형연 2026. 5. 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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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44조원 넘게 팔았다. 사상 최대 규모의 ‘셀 코리아’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역대급 주식 사들이기에 나섰다. 제약·바이오, 로봇,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기업 위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44조715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로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3월의 종전 1위 기록(35조7477억원)을 갈아치웠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29일까지 16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가 패닉에 빠졌던 2009년 2~3월(17거래일 연속) 이후 최장기 매도 행진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35조940억원을 쓸어 담으며 외국인의 매물 폭탄을 받아내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의 코스피 이탈은 올 한 해 급등장에 따른 ‘차익 실현’ 성격이 짙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101% 폭등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164%)와 SK하이닉스(258%) 등 반도체 투톱의 단기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업황이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이라는 ‘피크아웃’ 우려가 더해지며 매수세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실제로 이달 외국인 순매도 1, 2위는 SK하이닉스(20조7160억원)와 삼성전자(16조270억원)가 차지했다. 단 두 종목에서 빠져나간 금액만 전체 코스피 순매도액의 82%에 달한다.

외국인의 뭉칫돈은 코스피를 떠나 코스닥으로 대거 유입됐다. 이달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액은 2조8370억원으로 2023년 7월(2조7923억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최근 조성된 ‘국민참여성장펀드’를 결정적 배경으로 꼽았다. 국민 자금과 재정을 합쳐 총 72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이 펀드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 등 혁신 기업 집중 투자를 목표로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로봇,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기업들로 자금이 쏠릴 것이란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며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강력한 정책 모멘텀을 입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의 극단적인 자금 이동을 코스닥 중심의 ‘완전한 장세 전환’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의 행보는 외국인이 한국 시장 자체의 비중을 조절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리밸런싱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외국인의 주력 투자처는 여전히 코스피에 집중돼 있어 코스닥으로의 완전한 이동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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