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은 모든 산업 기반…피지컬AI 시대 열리면 통신 의존도 더 커질 것"

이혜선 2026. 5. 3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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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동통신연구본부장 인터뷰
김일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동통신연구본부장이 31일 서울 중구 6G 포럼 사무실에서 디지털타임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박동욱 기자 fufus@


"통신은 모든 산업의 기반 인프라입니다. 통신이 뒤처지면 이를 기반으로 한 다른 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일규(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31일 서울 중구 6G 포럼 사무실에서 디지털타임스와 만났다.

김 본부장은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이 지금의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건 90년대 후반 CDMA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잡았기 때문"이라며 "지금 통신에서 뒤처지면 국가 기술력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일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동통신연구본부장이 31일 서울 중구 6G 포럼 사무실에서 디지털타임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박동욱 기자 fufus@


김 본부장은 1990년대부터 이동통신 연구 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전문가로, 2G부터 6G까지 모든 세대의 기술 전환을 현장에서 이끌었다. 현재 ETRI 이동통신연구본부를 총괄하며 6G 상용화를 위한 핵심 과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통신이 뒷받침해야 할 산업의 범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는 "물류, 차량 제어 등 모든 산업이 통신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앞으로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가 오면 로봇과 드론까지 통신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통신이 지원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국내 장비 생태계는 되레 위축됐다. 킬러 서비스가 나타나지 않자 통신 사업자들의 투자가 줄었고, 국내 중소·중견 장비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6G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게 김 본부장의 시각이다.

그는 "5G 때는 내수가 없어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며 "에이전틱 AI, 피지컬 AI, 스마트 글래스 등이 본격화되면 통신 사업자들의 투자도 살아나고, 국내 중소·중견 장비업체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6G 경쟁의 핵심은 무선 표준 선점이다. 김 본부장은 "기지국과 단말 사이의 무선 인터페이스 표준에 기술이 들어가는 순간 전 세계 모든 단말이 그 기술을 써야 하기 때문에 임팩트가 크다"며 "무선 인터페이스가 AI 기반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관련 표준을 많이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표준 특허 한 건당 수십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며 "기존 스마트폰뿐 아니라 로봇, 차량 등 피지컬 AI 단말까지 등장하는 6G에서는 로열티 규모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증 환경 구축도 시급한 과제다. 6G 1차 표준 규격이 나오는 2029년 전후 각 2년간 개발 중인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실증망이 필요하지만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일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동통신연구본부장이 31일 서울 중구 6G 포럼 사무실에서 디지털타임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박동욱 기자 fufus@


김 본부장은 "중소·중견 장비업체들이 상용화 전 기술을 미리 시험할 수 있는 개방형 6G AI 네트워크 연구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내 장비업체들이 기술을 검증하고 상용화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 투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통신은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몇 안 되는 분야"라며 "투자가 줄어들면 경쟁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꾸준한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이혜선 기자 hslee@dt.co.kr

사진=박동욱 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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