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페라리라고?”…첫 전기차 ‘루체’ 공개에 주가 와르르 [나우,어스]
전 회장까지 “전설 파괴 위험” 혹평
공개후 주가 8% 급락…슈퍼카 EV고전 재연
![페라리의 첫 전기차 ‘루체’ [로이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31/ned/20260531155621209sqoa.jpg)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첫 순수 전기차(EV) ‘루체(Luce)’를 공개했지만, 시장과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공개 직후 온라인에는 조롱 섞인 밈(meme)이 쏟아졌고, 주가도 급락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라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첫 EV ‘루체’의 주문 접수를 시작했으나 공개 행사 이후 페라리 주가가 약 8%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루체를 둘러싼 논란이 EV 업계 전반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씨티의 자동차 애널리스트 하랄드 헨드릭세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이 EV 시장에서 특히 고전하고 있다”며 “지금 루체를 출시하면서 페라리는 이런 위험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라고 평가했다.
페라리는 이번 모델 개발 과정에서 외부 디자인 회사의 도움도 받았다. 애플의 전 디자인 총괄 조니 아이브와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2019년 설립한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과 협업한 것이다.
그러나 디자인은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렸다.
![25일(현지시간) 페라리가 공개한 첫 전기차(EV) ‘루체’의 차체 내부 모습. [AFP]](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31/ned/20260531155621508vqkw.jpg)
기존 페라리 팬들 상당수는 F80 같은 모델의 날렵한 차체 라인과 독특한 엔진 배기음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여겨왔다.반면 루체는 둥근 차체와 전형적인 EV 스타일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페라리답지 않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모욕’, ‘중국도 안 베끼겠다’, ‘충격적으로 밋밋하다’, ‘페라리의 상징인 엔진소리를 없애버렸다’ 등 비판이 나왔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왜 일부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를 전자기기처럼 생기게 만드는 걸까”라고 비꼬았다.
루체와 비슷한 디자인의 차량 하부에 아이폰 충전기를 꽂아놓은 합성 이미지가 SNS에서 확산하며 화제를 모았다.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페라리 회장 [게티이미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31/ned/20260531155621753ikoe.jpg)
전직 경영진들도 공개 비판에 가세했다.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페라리 회장도 “내 생각을 말하면 페라리에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전설을 파괴할 위험에 처했다”고 직격했다. 이어 그는 “차라리 저 차에서 페라리 로고라도 떼 버렸으면 좋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1991년부터 2014년까지 페라리를 이끌며, 브랜드를 슈퍼카 업계의 거물급으로 부활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NYT는 엔진음이 없고 배터리 탑재로 차체 무게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EV 스포츠카 특성상, 기존 페라리가 제공하던 특유의 ‘주행 스릴’을 재현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루체의 이탈리아 현지 시장 가격은 55만유로(약 10억원)로, 한정판 슈퍼카를 제외하면 페라리 정규 라인업 가운데 가장 비싸다.
브랜드 분석가 스콧 셔우드는 매체에 “기존 고객이 루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페라리에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차의 타깃은 실리콘밸리의 젊은 테크 창업자들이며, 그들이 지갑을 열면 목적은 달성된다”고 말했다.
현재 페라리는 2030년 전체 라인업 가운데 순수 전기차 비중을 20%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22년 제시했던 목표치 40%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을 40%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은 그대로 유지했다.
고급 전기차 시장 자체도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도 전기차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 혹은 철회했다.
또 다른 슈퍼카 업체 람보르기니도 첫 순수 EV ‘란자도르’를 2030년까지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으로 선회한 바 있다. 슈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CEO는 한 포럼에서 “고객들이 우리 차를 사는 이유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꿈’이라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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