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유일 도립병원인데 “경영난에 임금 체불 우려”···위기의 마산의료원 [현장]

김정훈 기자 2026. 5. 3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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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당시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
엔데믹 이후 줄어든 환자 복구가 안 돼
전문의 등 필수의료진 확보도 난항
“필수의료 두터운 지원책 마련돼야”
26일 경남 창원시 마산의료원 고객 주차장에 빈 자리가 많이 남아 있어 한산한 모습이다. 김정훈 기자

요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도립 마산의료원은 한산하다. 지난 26일 찾은 의료원 주차장은 곳곳이 빈자리였다. 진료 접수처에도 몇몇 외래 환자들만 대기 중이었다. 로비에서 만난 환자 주모씨(70대)는 “평소 동네 의원에 다니다 맹장염 정밀검진을 받으러 왔는데, 환자가 너무 없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마산의료원은 진주의료원이 2013년 적자 누적 등으로 폐업한 이후 경남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도립 병원이다. 경상국립대학교병원이 위탁 경영하고 있다.

감염병 전담 병원이었던 마산의료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정 상태가 급속히 악화했다.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떠난 데다 물가 상승과 의료 인력 확보 등으로 인한 지출이 늘었다.

마산의료원 공시를 보면, 최근 3년간 적자 규모는 267억원에 달한다.

연도별 당기순손실은 2023년 106억원, 2024년 47억원, 2025년 114억원으로 나타났다. 인근 약국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일반 환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이후 환자 수가 복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6일 경남 창원시 마산의료원 로비에 있는 접수처가 한산하다. 김정훈 기자

전문의 확보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의료진은 의사 21명에 간호사 213명으로 각각 정원 기준 27명, 221명에 미달한다.

가용할 수 있는 현금도 고갈 직전이다. 올해 2월 기준 마산의료원 보유액은 90억원이다. 하지만 회사 퇴직급여충당금(88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집행할 수 있는 자금은 2억원 남짓이 전부다. 노조 관계자는 “보유 현금은 올해 안에 소진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내년 임금 체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와 마산의료원 관계자는 “매년 국·도비로 10억원 넘는 금액이 의료원 운영비로 지원되기 때문에 임금 체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의료원 경영난은 전국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 실태를 면밀하게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영 위기는 마산의료원을 넘어 경남 지역 공공 의료 전반으로 퍼져 있다.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통영·거창 적십자병원도 최근 5년간 수십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1일 보건복지부 지역거점공공병원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통영 적십자병원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이 56억원에 달한다. 통영적십자병원 병상은 총 99개로, 올해 4월 기준 평균 가동률은 63% 수준이다. 지난해 환자 수도 전년보다 3819명 감소했다.

거창적십자병원도 같은 기간 60억원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총 91개 병상인데, 올해 평균 가동률은 60% 수준이다. 지난해에만 줄어든 환자 수가 1만2555명이나 된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소아과·산부인과 등 수익성이 낮은 필수 의료를 수행하는 공공병원 특성상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지난 7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11대 공약화’를 요구하며 공공 의료 강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지부 관계자는 “필수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지역 필수 의사제 확대와 인력 지원 제도화, 정착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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