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명의 도용해 프로포폴 4700여차례 불법 투약한 의사 구속기소
식약처 감시 피하려 환자 가족·지인 121명 주민번호도 활용

프로포폴 중독자들에게 가족과 지인, 외국인 명의까지 이용해 약물을 반복 투약한 의사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소창범 부장검사)는 지난 29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A씨의 지시에 따라 프로포폴을 투약한 피부관리사 등 병원 직원 6명과 중독자 5명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사회 복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중독자 21명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2020년 11월부터 약 5년 동안 32명에게 총 4700여차례, 18만㎖ 규모의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로부터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중독자 가운데 6명은 우울증이 악화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프로포폴 1회 투약 비용을 30만원으로 책정해 유흥업소 종사자와 사업가 등을 병원으로 유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중독자들에게 “가족과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져오면 더 많은 프로포폴을 투약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이 같은 방식으로 확보한 121명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모두 1272차례 프로포폴을 처방한 것으로 확인했다.
여기에 직접 구입한 외국인 2000여명의 인적사항까지 활용해 하루 최대 10차례 이상 연속 투약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가 범행을 통해 얻은 수십억원대 수익으로 고가 명품과 외제차를 구매한 정황도 포착했다. 현재 범죄수익 환수 절차도 추진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2월 의료용 마약 범죄 대응을 위해 전문 수사팀을 신설한 데 이어 현재 2개 팀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검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공조 체계를 바탕으로 의료용 마약 범죄 수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의사로서의 의무를 저버리고 환자를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사용해 마약 중독에 빠뜨리는 심각한 수준의 도덕적 해이 범죄를 저질렀다”며 “앞으로도 의료용 마약 범죄를 엄단하고 중독자들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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