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시험 합격해도 갈 곳 없다…정부, 회계법인별 채용 배정 추진

금융당국이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하고도 실무 수습처를 찾지 못하는 ‘미지정 회계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회계법인별 수습 채용 인원을 배정하고, 실무수습 인정 기관과 부서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31일 공인회계사 자격·징계위원회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공인회계사 수습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관련 한국공인회계사회 규정 개정 승인 및 ‘공인회계사 실무수습기관 지정고시’ 개정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행 공인회계사법상 CPA 시험 합격자가 공인회계사 직무를 수행하려면 최소 1년의 실무 수습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의 활용이 늘고 회계법인들의 채용 여력이 줄자, 합격 후에도 수습처를 구하지 못하는 미지정 회계사가 늘고 있다. 지난해 CPA 시험 합격자 중 실무 수습처를 찾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는 178명(4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배 증가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수습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감사인 등록 회계법인이 미지정 회계사를 나눠 채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미지정 회계사가 한공회에 수습처 배정을 신청하면, 한공회가 회계법인의 매출액 비중 등을 고려해 채용 인원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배정은 미지정 기간이 긴 합격자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위는 미지정 회계사를 배정받아 채용한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감사인 지정제외점수를 일부 감면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공회도 해당 회계법인의 회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무수습 기관도 확대된다. 그간 수습기관을 열거한 ‘공인회계사 실무수습기관 지정고시’는 2004년 이후 개정되지 않아 최근 합격자들의 수요와 진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기존 수습기관 외에 국회, 법원, 국민연금공단 등 합격자 선호도가 높은 기관과 한공회 추천 기관도 수습기관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수습 가능 부서의 범위도 넓어진다. 현재는 재무제표 작성 부서 위주로 실무수습이 인정됐지만, 앞으로는 지도공인회계사의 확인을 거쳐 한공회장이 인정하는 부서에서도 수습이 가능하도록 개선된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을 통해 장기간 수습처를 찾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들의 수습난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수습처를 찾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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