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다드전] 왼쪽 윙백으로 그라운드 누빈 옌스와 엄지성… 엄지성은 골 장면에도 '직접적 기여'
<베스트일레븐> 임정훈 기자

왼쪽 윙백으로 출전한 두 선수가 무난한 플레이를 펼쳤다.
31일(이하 한국 시간) 오전 10시,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 대학교 사우스필드에서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과 트리니다드토바고(이하 트리니다드)가 격돌했다. 한국은 전반 40‧43분 손흥민, 후반 20‧32분 조규성, 후반 30분 황희찬의 연속골로 트리니다드를 5-0으로 대파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임박한 홍명보호는 첫 번째 평가전 승리로 분위기를 더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대승의 결과 속, 눈여겨볼 지점도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건 전반의 옌스 카스트로프, 후반의 엄지성까지 '왼쪽 윙백 활용'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3-4-2-1 포메이션을 꺼냈다. 프론트 3 중앙엔 손흥민이 나서며 공격을 이끌고 양쪽 측면은 배준호와 이동경이 배치됐다. 중원엔 옌스 카스트로프, 김진규, 백승호, 김문환이 책임졌다. 백 스리는 이기혁, 이한범, 조유민으로 구성됐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트리니다드의 데릭 킹 감독은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전방엔 랜디 미첼, 엠마누엘 가르시아, 아이자야 실리가 나섰다. 미드필더진엔 재커리 파우더, 제시 칸, 야닉 이언 푼앤저런, 야럿 페인이 구성됐다. 백스리는 키런 응웨냐, 샤킬 자바리 필립스, 조지프 헨리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니콜라스 브라이스가 꼈다.

전반전 한국의 왼쪽 측면은 배준호와 옌스가 호흡을 맞췄다. 옌스는 단순히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움직임을 중앙까지도 자유롭게 가져갔고, 배준호와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 전개에 관여했다.
위치 선정도 적극적이었다. 옌스는 페널티 박스 바깥 정면까지 전진해 슈팅 기회를 노렸다. 중원에서 공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공격 마무리 지역까지 올라가 숫자를 더했다. 홍명보 감독이 그에게 기대하는 건 단순한 윙백 역할이 아니었다. 전반전 옌스는 전진성, 연계, 압박 가담이 돋보였다.
후반에는 왼쪽 측면에 변화가 생겼다. 후반 15분 홍명보 감독은 대거 교체를 단행했다. 손흥민, 옌스, 김문환, 백승호, 배준호, 이한범이 빠지고 황희찬, 조규성, 엄지성, 김민재, 설영우, 황인범이 들어갔다.

이후 눈에 띈 건 엄지성의 위치였다. 엄지성은 옌스를 대체해 왼쪽 윙백을 책임졌다. 본래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자원이지만, 이날은 측면 아래 지역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했다. 공을 받을 때는 낮은 위치까지 내려왔고, 전개 과정에서는 측면으로 침투하거나 중앙으로 좁혀 들어가 중원 숫자 싸움에도 힘을 보탰다.
공격 장면에서도 존재감은 컸다. 엄지성은 단순히 측면에 붙어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황희찬이 엄지성에게 공을 연결한 뒤 바깥으로 빠지면, 엄지성이 안쪽으로 파고들며 페널티 박스 안까지 전진하는 장면도 있었다. 엄지성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는 유기적인 움직임이 이어졌다.
엄지성의 장점은 후반 28분에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상대 페널티 박스 안까지 올라가 골키퍼의 빌드업을 압박했다. 끝까지 따라붙은 압박은 상대 골키퍼의 태클을 유도했고, 결국 페널티킥으로 이어졌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이를 마무리하며 한국은 4-0까지 달아났다.
후반 32분에도 엄지성이 골 장면에 관여했다. 엄지성은 왼쪽 측면에서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갈 뻔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려냈다. 이후 설영우가 공을 받아 문전의 조규성에게 연결했고, 조규성은 빈 골문 앞에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한국의 다섯 번째 골이었다.
엄지성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패스도 여러 차례 보냈다. 왼쪽 측면에 머물다가도 타이밍을 보고 안쪽으로 공을 넣었다. 공격수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활용하는 판단력이 돋보였다. 윙어로서의 장점을 윙백 위치에서도 보여줬다.
상대가 FIFA 랭킹 102위 트리니다드였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수비 강도가 높은 팀을 상대로도 같은 장면이 반복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엄지성의 왼쪽 윙백 활용은 공격적으로는 가능성을 보였지만, 강팀을 상대로는 수비 위치 선정과 뒷공간 관리가 더 큰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그래도 의미 있는 왼쪽 윙백 테스트였다. 옌스는 전반전 왼쪽과 중앙을 오가며 전개와 압박에 관여했다. 엄지성은 후반전 왼쪽 윙백으로 움직이며 빌드업, 침투, 전방 압박, 득점 장면 관여까지 폭넓게 보여줬다. 5-0 대승을 이룬 와중, 홍명보호는 왼쪽 측면 실험도 충실하게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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