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진료기록 '뚝딱' 만들어 전원·협진…하반기 본격 실험
서울·경기 등 3개 권역 실증 거쳐 내년 확대…"응급환자 전원서 '신의 한 수' 될 것"
![진료 정보 연계를 위한 AX 정책 간담회 [촬영 성서호]](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31/yonhap/20260531120310433tvhp.jpg)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62세 김성호(가명) 씨는 어느 날 아침 오른손에 힘이 빠져 젓가락을 떨어뜨리고, 말이 어눌해져 인근의 한 2차 병원 신경과에 방문했다.
병원 진료실에서 김 씨가 담당 의사와 나눈 대화는 실시간 음성 인식을 통해 구조화됐다.
문진이 이어지면서 인공지능(AI)은 김 씨의 증상을 급성 뇌졸중으로 판단했고, 이 병원에서는 그의 전원(轉院)을 결정했다.
AI는 김 씨의 전원 사유와 다음 병원에서 필요로 할 진료 기록, 뇌 컴퓨터단층촬영(CT) 판독지 등 문서도 첨부해 전원 의뢰서를 작성했다.
곧바로 의사가 전원 요청 버튼을 누르자 근처 3차 병원에 일제히 요청이 들어갔고, 요청받은 3차 병원 중 한 곳은 김 씨의 수용을 결정했다.
이 사례는 AI 기술(SNUH.AI)로 서울대병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 간에 구현한 가상의 환자 의뢰·전원 시나리오다.
3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런 방식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반기에 보건의료 전주기 'AI 전환'(AX) 스프린트 사업에 착수한다.
이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 사업의 하나로, AI를 활용해 지역(2차)-권역(3차) 책임의료기관 간 진료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전자의무기록(EMR)과 의료영상 저장 전송시스템(PACS)에 AI를 직접 연동해 의료 현장에서 환자 의뢰·회송 절차가 자동화하도록 시스템을 실증할 계획이다.
그간 환자 입장에서는 진료 의뢰부터 전원, 회송까지의 절차에서 단절을 겪어야 했다. 환자가 기존 병원에서 '제한적인' 내용의 진료 기록을 CD 등으로 받아 큰 병원에 가져가고, 이렇게 옮긴 병원에서는 처음부터 검사를 다시 받아야 했다. 상급병원에서 퇴원해 동네 병원으로 가면 퇴원 기록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전 처방 약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는 의뢰, 검사, 진료, 회송 등의 단계 간 단절의 책임을 환자가 떠안는 구조로, 환자는 병원 간 협력 부재를 메우는 운반자로 기능해왔다"며 "이런 현상은 현장에서 진료 정보(의무기록)가 교류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병원 곽수헌 기술연구센터장(내분비대사내과 교수)도 "의료전달체계와 환자 전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의무 기록"이라며 "그런데 정보는 많지만, 쓸 수 있게 연결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진료 정보 연계를 위한 AX 기술 시연회 [촬영 성서호]](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31/yonhap/20260531120310630igmy.jpg)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시행되는 환자 의뢰·회송 실증은 우선 서울·경기, 강원, 전남 등 전국 3개 권역의 공공병원에 적용한다.
이들 권역에서 정보 교류에 참여하는 병원에는 올해 하반기 추진될 국가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공 AI 전환(AX) 전용망도 지원된다.
박정환 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과장은 "올해 하반기에 GPU와 네트워크, AI 솔루션들을 권역별 책임의료기관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내년도에 대폭 확장할 예정"이라며 "과거 GPU, 전산 장비를 사와서 깔던 시대와는 달리 지금은 예산이 확보되면 클라우드를 통해서 할 수 있어 내년 상반기부터는 공공의료기관들에서 상당히 많은 GPU 자원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진료 교류 활성화로 환자들이 단절 없이 진료받을 수 있고, 중복 검사에 따른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천의료원장을 지내기도 한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단편적 프로그램의 시범 도입도 필요하지만, 인프라 등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를 잘 활용해 진료 기록을 교류할 수 있다면 응급환자 등의 전원에서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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