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졸리는 약 주세요"…3세대 항히스타민제 상담 포인트는?

약국에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상담할 때 단순히 증상 완화 효과만 설명하는 시대는 지났다. 최근에는 약물운전, 업무 집중도, 학습 능력, 인지기능 등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상담이 중요해지고 있다.
엄준철 약사(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겸임교수)는 31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제51차 팜엑스포'에서 '약물운전까지 고려한 알레르기 비염 OTC 상담 가이드'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엄 약사는 알레르기 비염 OTC 상담의 핵심으로 "효과는 유지하면서 뇌기능 영향은 최소화하는 약물 선택"을 제시했다.
항히스타민제는 크게 1세대, 2세대, 3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클로르페니라민, 트리프롤리딘, 히드록시진 등이 대표적이며 졸음과 진정작용이 강하다. 2세대는 세티리진, 로라타딘 등이 속하며 1세대의 졸음 부작용을 줄인 약물이다.
최근 개발된 3세대 항히스타민제에는 펙소페나딘, 레보세티리진, 데스로라타딘 등이 포함된다.
엄 약사는 "좋은 항히스타민제는 말초에서는 알레르기 증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도 중추신경계에는 들어가지 않는 약"이라고 설명했다.
엄 약사는 항히스타민제가 중추신경계에 침투할 경우 단순한 졸음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 집중력 감소, 업무 효율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운전자와 기계 조작 종사자, 수험생, 직장인뿐 아니라 건망증이나 치매를 우려하는 중·장년층에게도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레르기약이나 콧물약 역시 뇌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이라며 "항히스타민제의 항콜린성 작용이 진정, 어지러움, 혼란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세대 항히스타민제 '알레그라'…'비진정성' 강점 부각
강의에서는 펙소페나딘 성분의 알레그라를 대표적인 3세대 항히스타민제로 소개했다.
엄 약사는 알레그라의 주요 특징으로 △뇌기능 영향 최소화 △항콜린성 부작용 감소 △세티리진과 유사한 효과 △내성 및 금단증상 우려 감소 △간대사 부담 및 약물 상호작용 감소 등을 꼽았다.
특히 펙소페나딘은 혈액-뇌장벽(BBB)을 거의 통과하지 않아 다른 항히스타민제보다 졸음 유발 가능성이 낮은 약물로 설명됐다.
PET 연구에서도 세티리진은 뇌 H1 수용체 점유가 확인된 반면, 펙소페나딘은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는 자료가 제시됐다.
또 펙소페나딘은 항콜린성 부작용 평가에서도 세티리진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구강건조, 변비, 배뇨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 항콜린성 부작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소개했다.
효과 측면에서는 세티리진과 유사한 수준의 알레르기 비염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설명됐다.

"운전·업무, 효과보다 생활의 질 설명해야"
엄 약사는 펙소페나딘이 자몽주스, 오렌지주스, 사과주스 등과 함께 복용할 경우 흡수율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일주스가 장내 수송체(OATP1A2)를 억제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지방 식사 후 복용 시 약물 노출량이 감소할 수 있어 식사 전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알레르기약 상담 시 단순히 "안 졸리는 약"이라고 설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운전자에게는 약물운전 위험성을, 직장인에게는 업무 집중도를, 학생에게는 학습 능력을, 고령자에게는 인지기능 유지 측면을 설명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강의에서는 "제일 안 졸리는 약으로 드릴까요?", "운전이나 업무에 영향을 덜 주는 약으로 드릴까요?"와 같은 상담 화법을 제안했다. 또한 2세대 제품과 3세대 제품의 차이를 졸음과 뇌기능 영향 여부 중심으로 설명해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엄 약사는 "학생, 직장인, 운전자, 중년층, 고령자 등 뇌기능 저하를 원치 않는 고객에게 3세대 항히스타민제의 장점을 적극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약국은 단순 가격 경쟁보다 환자의 생활의 질을 고려한 상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