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독주 언제까지…6월 증시, 순환매 시작되나

김남희 기자 2026. 5. 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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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 AI 랠리에 자금 집중
상승 종목 비율 수년래 최저 수준…시장 쏠림 심화
조선·방산·2차전지·증권주로 순환매 확산 여부 주목
[출처=구글]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850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수는 급등하고 있지만 실제 상승을 이끄는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AI 관련주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5월 증시를 '반도체 독주 장세'로 평가하는 가운데 6월에는 소외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 반도체가 삼킨 코스피

코스피 상승의 중심에는 단연 AI 반도체가 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시가총액 158조원을 넘어서며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4위에 올라섰다. 장중에는 SK스퀘어마저 위협하며 시총 3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SK스퀘어 역시 AI 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 기대 속에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를 추월하며 시총 상위권에 안착했다.

시장 중심에는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4E 샘플을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고 발표하며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 전체 시가총액은 2000조원을 넘어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기업 시총 2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SK하이닉스도 만만치 않다. HBM 시장 주도권을 앞세워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삼성전자와의 시가총액 격차를 빠르게 좁혀왔다. 양사의 시총 차이는 한때 120조원 수준까지 줄어들며 시장에서는 "삼성 독주 시대가 끝나고 양강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최근 국내외 자금은 AI 인프라와 반도체 공급망으로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미국 AI 관련 종목들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 수혜주로 자리 잡으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 쏠림 장세의 경고등

문제는 상승 종목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과거 시장을 이끌었던 업종들은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방산주는 중동 지정학적 긴장 완화 영향으로 조정을 받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종목도 시총 순위가 밀려났다. 일부 2차전지 종목 역시 실적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며 반도체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대목은 시장 쏠림 현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ADR(상승 종목 수 대비 하락 종목 수)은 최근 수년 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상당수 종목은 상승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의 체감 수익률이 기대만큼 높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AI 관련 대형주가 지수를 견인하는 동안 다수 종목은 오히려 횡보하거나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2020년 코로나 이후 플랫폼·배터리 중심 장세, 2023년 AI 반도체 랠리와 유사한 초집중 장세로 보고 있다. 특정 업종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이후 시장의 방향은 순환매 여부에 따라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 6월 순환매의 조건

증권가가 주목하는 것은 6월 장세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이어지는 만큼 반도체 중심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여전히 강하고 글로벌 자금 역시 AI 관련 종목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상승 속도가 워낙 가팔랐던 만큼 차익실현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조선·방산·증권·2차전지를 유력한 순환매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조선업은 글로벌 선박 발주 증가와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이어지고 있으며 방산업은 중장기 수주잔고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주는 거래대금 증가와 증시 활황의 직접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최근 낙폭이 컸던 2차전지 역시 실적 개선이 확인될 경우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DR이 50%대에 진입하며 2021~2022년 저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소수 주도 업종을 제외한 코스피 종목들이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나는 반등 시도가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5월 급등 과정에서 반도체와 IT 하드웨어로 수급이 과도하게 집중된 만큼 6월에는 이익 개선이 확인되면서도 낙폭이 컸던 업종 중심의 순환매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6월 증시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순한 지수 상승 여부가 아니다. 반도체 독주가 이어질지, 아니면 조선·방산·2차전지 등 소외 업종으로 온기가 확산될지가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지금 코스피는 '반도체냐, 순환매냐'라는 새로운 갈림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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