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팡했다 말만 하고 다 쓰더라”…쿠팡 매출 끄덕없게 만든 진짜 이유는
익숙한 소비자들 탈퇴 어려워
쿠팡 1분기 매출액 되레 늘어

지난해 11월 쿠팡에서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배송지 주소 등 개인정보 약 3367만건이 유출되는 대규모 사고가 발생했어요. 특히 배송지 주소와 연락처처럼 일상생활과 밀접한 정보가 포함됐다는 점은 불안을 키웠고 많은 사람이 쿠팡 탈퇴를 의미하는 ‘탈팡’을 외치게 됐죠.
그러나 논란 이후 약 6개월 만인 지난 5일 쿠팡의 실적 발표회에서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어요. 쿠팡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에도 대다수의 기존 고객과 와우회원이 이탈하지 않았다고 밝혀진 것이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업계에서는 그 배경으로 ‘로켓배송’이 만든 빠른 배송 경험에 주목해요. 과거에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며칠씩 기다리는 일이 자연스러웠어요. 그러나 로켓배송이 등장한 이후 소비자들이 주문한 물건을 바로 다음 날 받아보는 경험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죠.
빠른 배송은 쿠팡만의 강점으로 머물지 않았습니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네이버플러스스토어의 N배송 등 여러 플랫폼의 새벽배송·당일배송 등은 이커머스 시장 속에서 빠른 배송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들었어요.
실제 소비자들도 빠른 배송이 만든 편리함을 체감하고 있어요. 논란 이후에도 쿠팡을 계속 이용하고 있다는 대학생 엄지혜 씨(24)는 “저는 물건을 살 때 도착 날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생필품을 바로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젠 쿠팡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예요”라고 말했죠.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퀵커머스’예요. 퀵커머스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15분에서 2시간 안에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도입 초기 이는 신선식품이나 간편식처럼 빠른 배송이 중요한 품목을 중심으로 운영됐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소비가 늘고 필요한 물건을 바로 받고자 하는 수요가 커지면서 생필품과 생활용품 전반으로 확대됐죠.

하지만 빠른 배송은 기업에 큰 비용 부담을 안깁니다. 주문 후 짧은 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하려면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물류 거점을 마련해야 하고 상품을 즉시 분류·포장할 인력과 배송을 담당할 라이더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네이버 N배송, 올리브영 오늘드림, B마트 등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도심형 물류센터인 MFC(Micro Fulfillment Center)를 도입하고 있어요. MFC는 소비자와 가까운 도심 안에 설치되는 소규모 물류 거점으로, 빠른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입니다. 실시간 재고 관리 시스템, 포장 인력, 그리고 식품을 다루는 경우 냉장·냉동 보관이 가능한 콜드체인 시스템까지 갖춰야 합니다. 이는 막대한 투자 비용을 요구하죠.

자체 물류망을 새로 구축하는 대신 기존 배달망을 활용하는 방식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같은 배달앱을 통해 대형마트나 편의점 상품을 주문하는 것도 이러한 사례예요.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이커머스 초창기에는 저렴한 가격이 핵심 경쟁력이었지만 산업이 발전하면서 경쟁은 가격에서 다양성으로, 이후 편리함으로 이동했다”며 “빠른 배송은 서비스 차별화 요소로 매우 적합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빠른 배송 경험을 위해 기업은 물류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해자 역할을 하게 된다”면서 다만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자금력과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 뚜렷한 미래 비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어요. 김덕식 기자·박연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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