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소상공인 든든한 '구원투수'로…금융권, 포용금융 속도전

김다정 기자 2026. 5. 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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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대통령 불호령에…대규모 중장기 로드맵 가동
대환대출 상품 일제히 출시…'2금융권 차주 흡수' 총력전
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포용금융 '불호령'에 금융권에서는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을 겨냥한 포용금융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서민금융 강화 압박과 맞물려 중·저신용자 시장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에서는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대환대출(갈아타기)'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금융권 이용자를 은행권으로 흡수하는 대환대출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7일 우리카드·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금융캐피탈 등 우리금융 계열사에서 대출을 이용 중인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권 대환 기회를 제공하는 포용금융 상품 '우리 WON Dream 갈아타기 대출'을 출시했다. 

연 소득 35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나 비임금근로자·주부 등을 대상으로, 최저 연 4%대 중반부터 최대 7% 이내의 금리가 적용된다.

NH농협금융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안신용평가 기반의 '1금융권 갈아타기 대출' 상품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히며 맞불을 놓았다.

NH농협은행·NH농협캐피탈·NH저축은행 3사 간 단절된 금융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하향으로는 은행 대출거절 고객을 캐피탈·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로, 상향으로는 캐피탈·저축은행 성실상환 고객을 은행 대출로 각각 연계하는 방식이다.

하나금융도 내달 '하나원큐 중금리대출' 출시를 예고했다. 신용평점 하위 50%를 대상으로 최대 1000만원 한도로 연 5.5% 금리로 공급되는 중·저신용자 전용 비대면 상품으로, 특히 제2금융권에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로 제공된다. 신한은행도 오는 7월 저축은행 차주 대상 대환전용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월에는 KB국민은행이 'KB국민도약대출'을 출시해 2금융권 신용대출 차주를 은행권으로 유입시키고 있다. 2023년 출시한 '국민희망대출'을 개편해 대상을 자영업자와 프리랜서까지 대폭 확대했다. 대출 최고금리는 연 9.5% 이하로 제한된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예대마진 성장 둔화 속에서 2금융권 고객을 은행권으로 적극적으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존 우량 고객 중심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새로운 중·저신용자 고객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 같은 행보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상생금융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본격 가동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KB금융은 곧장 올해 1조5300억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이다.

최근에는 하나금융도 반응했다. 지난 28일 올해 3조3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 로드맵을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2조원 규모의 하나원큐중금리대출과 1조원 규모의 하나더소호 성공사다리대출을 출시하는 동시에 내달 2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소각하고, 하나미소금융재단에 1000억원을 출연할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포용금융은 단순한 기부나 일시적인 지원이 아닌 서민의 삶에 온기를 돌게 하는 금융 본연의 진정성 있는 소명"이라며 "미봉책이 아닌 판을 바꾸는 포용금융 대전환을 통해 하나금융이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시장 조력자가 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금융지주들도 정부 기조에 속도를 맞추는 모습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포용금융에 12조~17조원을 투입하고, NH농협금융과 우리금융도 2030년까지 포용금융에 각각 15조4000억원, 7조원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상생 압박이 거세지면서 중저신용자를 흡수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다만 경기 둔화 속 정교한 대안신용평가모델 고도화 등 리스크 관리가 선행되지 않으면 추후 연체율 상승이라는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어 건전성과 포용 사이, 적절한 균형과 속도 조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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