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이강인, 한국인 첫 챔스 2연패 ‘PSG서 12번째 우승’···결승 2연속 벤치 아쉬움 ‘월드컵서 털자’

파리 생제르맹(PSG)이 다시 유럽 정상에 섰다. 지난해 압도적인 결승 승리로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PSG는 이번에는 승부차기 끝에 왕좌를 지켰다. 이강인은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연패를 경험했다.
PSG는 3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아스널과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아스널은 전반 카이 하베르츠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PSG는 후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우스만 뎀벨레가 성공시키며 균형을 맞췄다. 승부차기에서는 아스널의 에베레치 에제와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실축했고, PSG가 마지막에 웃었다.
PSG는 리그1과 UCL에서 우승해 ‘더블’(2관왕)로 시즌을 마쳤다. 프랑스컵에서는 32강 탈락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강인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채 팀이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만 봤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이 대회 결승전에서도 벤치만 지켰다. PSG 입단 후 우승 복이 많은 이강인은 이로써 파리에서만 12번째 우승을 경험했다. 메이저 트로피만 따지면 리그1 3차례, 프랑스컵 2차례, UCL 2차례 등 도합 7차례다.

지난해와는 다른 우승이었다. PSG는 2024~2025시즌 결승에서 인터 밀란을 5-0으로 완파하며 구단 첫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당시에는 속도와 기술, 젊은 공격진의 폭발력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이번 결승은 달랐다. 볼 점유율(75-25)은 압도적이었지만 아스널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골문을 제대로 열지 못했고, 경기 내용도 일방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PSG는 흔들리지 않았다. 화려함보다 끈기와 인내로 결국 뒷심을 발휘했다.
PSG의 달라진 힘은 승부차기에서도 드러난다. 프랑스 매체 레키프는 PSG가 이번 시즌 여러 대회에서 승부차기로 트로피를 가져온 점을 조명했다. 슈퍼컵, 인터콘티넨털컵, 트로페 데 샹피옹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PSG는 마지막 압박의 순간에서 더 강했다. 메시·네이마르·음바페 중심의 스타 군단 시절에도 이루지 못했던 유럽 제패를, 엔리케 체제의 조직형 팀이 2년 연속 완성했다.
엔리케 감독의 PSG는 레알 마드리드 이후 챔피언스리그 시대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두 번째 팀이 됐다. 로이터는 “PSG가 지난 시즌 첫 우승 뒤 만족하지 않았고, 이번 결승에서 다시 유럽 정상에 오르며 엘리트 클럽 지위를 굳혔다”고 전했다.

아스널에는 잔인한 결말이었다. 2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뒤 구단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노렸지만,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뒤 구단이 더 빠르고, 더 영리하고, 더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장전 페널티킥 무산 장면을 언급하면서도 패배를 판정 탓으로 돌리지는 않았다.
이강인에게는 영광과 아쉬움이 함께 남은 결승이었다.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포함됐지만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인터 밀란과의 결승에서도 벤치에서 우승을 지켜봤다. 두 차례 챔피언스리그 결승 모두 출전 시간은 0분이었다. 그래도 기록은 남았다. 지난해 PSG의 첫 우승으로 박지성 이후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자가 됐던 이강인은 이번 우승으로 한국 선수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자가 됐다.
다만 PSG 내 입지는 여전히 숙제다. 엔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 토너먼트 막판 핵심 경기에서 이강인을 자주 쓰지 않았다. 이번 결승에서도 5명이 교체 멤버로 들어갔지만 이강인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강인으로서는 유럽 정상팀의 일원으로 커리어를 쌓았지만, 가장 큰 무대에서 직접 영향력을 보여주지는 못한 시즌이었다. 39경기 4골 5도움의 기록으로 시즌을 마친 이강인은 홍명보호에 가장 늦게 합류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선다.

소속팀에서는 벤치에서 결승을 지켜봤지만, 대표팀에서는 공격 전개의 핵심 자원이다. PSG에서 쌓은 큰 경기 경험과 유럽 최고 팀에서 뛴 자신감은 대표팀에 필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2년 연속 UCL 결승 0분의 아쉬움을 이제 월드컵에서 풀어야 한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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