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위기' 넘긴 삼성전자, '7세대 HBM' 통해 SK하이닉스 추격 제동

장민제 기자 2026. 5. 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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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00대 93.2까지 추격 허용…역전 우려 딛고 반등
HBM4E 선제 공급, 투자심리 회복…기술 리더십 부각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연합]

파업위기를 넘긴 삼성전자가 턱밑까지 추격한 SK하이닉스로 부터 다시 달아난다. 노조리스크 해소에 이어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통해 반등에 나선 효과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29일 오후 3시30분 정규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84% 오른 31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을 1853조2703억원으로 불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92% 상승한 233만3000원(시총 1662조7346억원)에 그쳤다. 양사 시총격차는 190조5357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시총을 100으로 놓고 보면 양사 간 격차는 11.3% 수준이다. 전날(28일) 정규장 기준 시총 격차가 6.8%(100 대 93.2)까지 좁혀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삼성전자가 다시 격차를 벌린 셈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 체급 차이는 뚜렷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5월28일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330조9077억원, SK하이닉스는 151조4244억원으로 양사 비율은 100대 45.8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후 AI(인공지능) 메모리 시장 확대와 함께 SK하이닉스 시총은 가파르게 불어났다. 지난해 11월에는 양사 시총 비율이 100대 70.8 수준까지 좁혀졌다. 이어 이달 11일에는 처음으로 100대 80.3 수준까지 올라섰다. 삼성전자 시총이 1669조원 수준일 때 SK하이닉스는 1339조원까지 늘리며 격차를 20% 안쪽으로 줄였다.

시장에서는 기술 경쟁과 함께 삼성전자의 내부 리스크 역시 격차 축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실제 양사 간 시총 격차가 20% 이하로 좁혀진 지난 11일부터 28일까지 약 3주간 삼성전자는 총파업 리스크에 노출돼 있었다. 노사 협상 결렬과 파업 예고일(21일)이 다가오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 차질 우려도 함께 커졌다.

노사는 사후 조정을 거쳐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지만 이후 조합원 찬반투표 과정에서 내부 진통이 이어졌다. 특히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는 대규모 특별성과급이 책정된 반면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600만원 상당 자사주 지급 수준에 머물면서 내부 반발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파업 위기는 넘겼지만 성과급 격차에서 비롯된 잠재적 노사 불안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27일 잠정합의안이 가결됐음에도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3% 오르는데 그친 반면 SK하이닉스는 9.3% 증가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이틀 뒤인 29일 오전 삼성전자의 공식발표였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AI 메모리인 'HBM4E(7세대)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HBM4(6세대) 양산 이후 약 3개월 만에 7세대 시제품까지 공개하며 기술 리더십을 증명했다. 특히 자사 4나노 파운드리 로직 다이와 1c D램 공정을 묶는 턴키(일괄 생산) 체계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단축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삼성전자가 다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도 가전·스마트폰 사업까지 함께 묶여 평가받는 '복합기업 디스카운드' 영향으로 AI 반도체 경쟁력 대비 저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차세대 HBM을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공개하며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만큼 순수 반도체 경쟁력 중심으로 삼성전자를 재평가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다만 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 공급망 내 핵심 지위와 AI 메모리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강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미국 ADR(주식예탁증서) 상장 등 글로벌 자금유입 기대도 남은 만큼 양사의 시총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