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받아봐”…10년차 사무관도 놀란 박홍근 기획처 장관의 문자 한통[세종백블]
청년 제안엔 “반드시 피드백하라”
전문가 150여명에 감사 서한 전달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너도 받았어? 장관 문자?”
최근 기획예산처 직원들 사이에서는 장관이 참석한 행사나 현장 방문이 끝난 뒤 이런 대화가 오간다고 한다. 박홍근 장관이 행사 준비를 맡은 직원들에게 직접 감사 문자를 보내는 일이 이어지면서다.
장관이 행사를 총괄한 간부뿐 아니라 실무를 담당한 사무관급 직원들에게까지 일일이 연락해 노고를 치하하는 사례는 공직사회에서도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다음 세대와 함께 대한민국을 그리다’ 기획예산처-청년 Live Talk에 참석해 청년들과 자유 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31/ned/20260531073122094ptyz.jpg)
31일 관가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청년 라이브 톡(Live Talk) 행사 직후 박 장관은 행사를 준비한 실무자에게 문자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장관은 “○사무관님, 우리 조직이 해보지 않은 일인데도 성심껏 노력해 준 덕분에 알차게 잘 끝났다”면서 “앞으로도 가보지 않은 길을 열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했다.
지난 3월 박 장관 취임 이후 탄소시장 관련 행사와 각종 간담회, 현장 방문 등을 담당했던 직원들 역시 행사 종료 뒤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공직 생활 10년이 넘었다는 한 사무관은 “장관이 개인적으로 연락해 고생했다고 격려한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힘들 때가 많은데 끝나고 나서 수고했다는 한마디를 들으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감사는 직원들에게만 향하지 않았다. 청년 라이브 톡 참석자들에게는 행사 이후 감사의 뜻과 함께 정책 제안 내용을 향후 검토 과정에서 살펴보겠다는 취지의 후속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는 “행사를 했으면 반드시 피드백도 해야 한다”는 박 장관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조치로 알려졌다. 단순히 의견을 청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 검토 결과까지 공유해야 한다는 게 박 장관의 평소 지론이라는 설명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2일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31/ned/20260531073122338upai.jpg)
올해 정부가 처음 도입한 통합재정사업 성과평가를 마친 뒤 박 장관은 재정사업 성과평가단 위원 150여명 전원에게 감사 서한을 보냈다. 학계와 연구계, 시민사회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은 약 4개월 동안 2700여개 국가 재정사업의 성과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서한에서 “이번 통합평가는 국가 재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실제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효능감 중심의 국정 운영을 위해 새롭게 닻을 올린 혁신적인 시도였다”면서 “평가단이 보여준 집단지성과 통찰력은 새로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가장 튼튼한 주춧돌이 됐다”고 했다.
이어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느라 밤낮없이 고심했던 시간들, 보다 날카로운 잣대를 대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했던 그 노고를 잊지 않고 국가 재정 운용의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기획처 안팎에서는 박 장관의 이런 행보를 두고 단순한 감사 인사를 넘어 정책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이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은 대개 최종 결과와 성과 중심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박 장관은 정책을 준비한 실무자, 의견을 제시한 청년들, 정책을 평가한 민간 전문가들까지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인 출신 장관이라는 이력이 이런 소통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주민과 시민단체,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데 익숙했던 만큼 정책 역시 결과뿐 아니라 과정과 참여자들을 중시하는 접근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관료 출신 장관들은 아무래도 제도와 시스템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사람을 통해 일을 풀어가는 경향이 있다”며 “박 장관도 실무자나 정책 수요자를 대하는 방식에서 그런 특징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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