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초읽기 들어간 카카오 노조…단체행동 전 열흘이 '분수령'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성과급 포함 여부 쟁점
계열사 법인, 고용안정·최저시급 등도 논의 대상

카카오 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카카오 노사가 두 차례에 걸친 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후 노조는 구체적인 단체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등 본격적인 파업 준비에 나섰다. 조정 중지 후 첫 대규모 단체행동인 행진이 예정된 오는 6월 10일 이전 노사가 유의미한 협상을 진행하는지가 카카오 첫 본사 파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 노조, 6월 초 추가 단체행동 일정 확정…"아직 별도 교섭 일정 없어"
앞서 노조는 내달 10일 경기도 성남 판교역 일대를 행진하는 집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원 1200여 명이 집회 당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판교역 일대에서 행진을 하겠다고 노조는 경찰에 신고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노동의 가치가 정당하게 존중받고, 회사의 성과가 함께 일한 구성원들과 공정하게 나눠질 수 있도록 6월 파업투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창사이래 첫 본사 파업이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노조가 첫 대규모 단체행동을 진행하기 전 카카오 노사가 유의미한 교섭을 진행할 수 있는지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의미 있는 교섭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단체행동을 진행할 경우 파업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달리 파업으로 인해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동력이 식기 전 파업에 돌입해야 협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관철한 삼성전자 노조의 사례도 파업의 문턱을 넘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카카오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5개 법인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이미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며 찬성 가결됐다. 카카오 본사 노조와 함께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4개 법인도 쟁의권을 확보해 둔 상태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말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되자 이달 초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18일 1차 조정에 이어 27일 2차 조정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지노위는 조정 중지 판단을 내렸다.
양측 간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지만 노사 모두 대화는 이어가겠단 입장이어서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 향후 대화 가능성에 대해 사측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길을 열어두겠다", 노조는 "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성과급 포함 여부가 핵심…카카오, 사과 입장문 발표
카카오 노사 협상의 핵심 쟁점은 500만 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할지다. 카카오 사측은 스톡옵션을 대신해 정규직 직원에게 매년 5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노조는 RSU를 성과급 재원과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회사의 불투명한 성과보상 구조와 일방적인 조직 운영, 불안정한 의사결정이 노사 갈등의 원인이었던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다 계열사 법인의 고용안정과 최저시급(단기 계약직 근로자) 등도 논의 대상에 포함돼 있어 노조가 일괄 타결을 고집할 경우 합의에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카오는 지노위 조정 중지 이틀 만인 29일 이용자, 주주, 파트너 등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는 이용자와 주주 여러분, 파트너 분들께 최근 임금교섭과 관련한 상황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의 총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려할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AI 빅테크들과 경쟁하고 있어 생존과 미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주주 가치를 높여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사내 게시판에 올린 공지를 통해 임금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 대표는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협의가 길어지며 크루 여러분의 기다림 또한 길어지고 있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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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요진 기자 trut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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