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흥행' F&F, 디스커버리 키우고 라이프스타일로 판 넓힌다

진유진 기자 2026. 5.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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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재편…디스커버리 해외 출점 가속화
'헤트라스' 투자·中 매출 1조 목표…생활소비재↑
F&F 사옥. (사진=F&F)

[더구루=진유진 기자] 패션 기업 F&F가 '포트폴리오 재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력 브랜드 'MLB' 흥행을 발판 삼아 '디스커버리'를 제2의 성장 엔진으로 밀고, 패션을 넘어 생활소비재 시장까지 발을 들이겠다는 구상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는 올해 1분기 매출 5609억원, 영업이익 153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9%, 24.2% 증가한 수치다.

F&F 실적을 뜯어보면 MLB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지난 2024년 기준 F&F 매출 구조는 MLB 사업 비중이 약 65%를 차지한 반면, 디스커버리는 약 23% 수준에 머문다. 지역도 쏠려 있다. 올 1분기 F&F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1.1%로 절반을 넘는다.

중국 의존도가 높다 보니 MLB의 현지 성장 둔화는 곧장 리스크로 이어진다. 2년 전, MLB의 중국 매출 증감액은 43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앞선 4년(2019~2023년) 평균(2003억원)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F&F가 지금 시점에 두 번째 엔진을 서두르는 배경이기도 하다.

F&F가 세컨드 브랜드로 점찍은 건 디스커버리다. 회사는 중국을 중심으로 디스커버리 매장 출점을 확대하며 '제2의 MLB'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지난 2024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11개국에 대한 브랜드 독점 라이선스도 확보한 상태다.

현재 중국 내 디스커버리 사업은 초기 단계다. 현지 디스커버리 매장은 지난 2024년 말 5개에서 지난해 23개로 늘었고, 올해 말에는 40개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MLB가 중국에서만 1000개를 넘게 운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인 셈이다. F&F는 MLB를 키워낸 대리상 네트워크와 현지 물류·마케팅 인프라를 디스커버리에 그대로 이식한다는 방침이다. 홍콩·마카오·대만·동남아 등으로도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 전략이 통할지에 대해 시각이 엇갈린다. 미·중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궈차오(애국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라이선스 브랜드인 디스커버리가 현지 소비자에게 각인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론도 있다. MLB 역시 미국 프로야구 라이선스 브랜드였지만, 야구색을 걷어내고 패션 브랜드로 포지셔닝해 중국 시장을 뚫었다는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해외 확장과 함께 F&F가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는 건 라이프스타일 영역이다. F&F는 메리츠증권·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 국내 디퓨저 브랜드 '헤트라스' 운영사인 쑥쑥컴퍼니 지분 70%를 약 154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기업가치는 약 2200억원 수준이다. 직접 경영권을 쥐는 방식은 아니다.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형태로 진입하되, 일정 기간 이후 쑥쑥컴퍼니 지분 70% 전부를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해뒀다. 사업성을 충분히 확인한 뒤 완전 편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구조다.

타이밍도 나쁘지 않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의 향수 수출액은 652만 달러(약 98억원)로, 1988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월간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헤트라스 자체 성장세도 가파르다. 2022년 론칭 이후 매출이 매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846억원, 영업이익 238억원을 기록했다.

F&F의 확장 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한쪽에선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디스커버리 국내 사업이다. 지난 1분기 디스커버리 국내 매출은 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다만 감소 폭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F&F는 중장기적으로 2024~2027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 10%, 2025~2027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20%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중국 법인(F&F차이나)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도 내걸었다. 중국 법인 매출은 지난해 9603억원까지 올라왔다. 시장에서는 올해 1조원 돌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매출 2조원 돌파도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MLB 하나로 버텨온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F&F의 승부수가 동시다발로 펼쳐지고 있다. 디스커버리의 중국 안착 속도와 헤트라스 사업화 완성도, 국내 소비 회복 여부가 이 전략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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