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하철 뚫을 힘 있는 이광재" vs "떠나지 않을 이용"…하남 민심은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경기 하남시갑 선거구에 거주한다는 초등학생 학부형 김씨(30대)는 다가오는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는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진의 질문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광역버스 노선은 늘었다지만 여전히 답답한 출퇴근길 교통과 신도시의 고질적인 과밀학급 등 문제에 지친 하남갑의 주민들은 '삶의 질을 바꿀 실질적 해결사'를 찾고 있었다.
경기 하남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의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24년 총선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50.6%)가 이용 국민의힘 후보(49.4%)를 불과 1000여표 차이로 신승을 거뒀을 만큼 여야의 지지세가 팽팽하게 맞서는 곳이다. 지난 총선 당시 신설된 하남갑 지역구는 과거 농업 비중과 고령층 비율이 높아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됐으나 최근 위례·미사·감일 등 대규모 신도시 개발과 함께 젊은 층 유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여야 모두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초박빙 접전지'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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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산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힘 있는 여당'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감일동에 거주한다는 80대 김씨는 "현재 감일동은 교통 불편이 가장 큰 문제라 내년으로 예정된 전철 착공이 차질 없이,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며 "과거 선거를 돌아보면 정치인들의 공약 이행률은 30%도 채 되지 않았다. 하남이 발전하려면 정부와 합을 맞춰 정책을 효율적이고 강단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여당 쪽에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60대 여성 신씨도 이광재 후보에 강한 신뢰를 보였다. 신씨는 "강원도지사도 하고 굵직한 행정을 해본 이광재가 와야 하남의 꼬인 현안들을 다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공약이나 계획도 다 짜임새가 있어 보이더라"고 했다. 아직 뽑을 사람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힌 70대 고씨는 "대통령이 일을 하려면 아래에서 받쳐줘야 하는 만큼 민주당 후보가 힘을 받아야 한다"며 "이 동네는 아이들이 많은데 고압선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어 이를 막고 지역 현안을 해결할 사람이 누구인지 보고 찍을 것"이라고 했다.
위례신도시 역시 힘 있는 여당론이 호응을 얻고 있었다. 서울 송파, 경기 성남·하남으로 쪼개진 행정구역 탓에 각종 인프라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주민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논의를 끌어내고 예산·인허가 문제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이광재 후보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위례신도 주민 30대 황씨는 "지자체 세 곳이 얽혀 있다 보니 지하철 하나 뚫는 것도 하세월"이라며 "동네 구의원 수준으로는 절대 못 푸는 문제다. 중앙 정치권에서 입김이 센 거물이 와야 이 엉킨 실타래를 끊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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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시장에서 33년째 떡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신도시 젊은층 표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1번이 유리한 건 알지만, 동네 사정을 아는 토박이들은 다르게 본다"며 "이광재 후보는 이번 선거 때문에 하남에 온 사람 아니냐. 이용 후보는 지난번 낙선 뒤에도 떠나지 않고 하남에서 꾸준히 뛰어왔다"고 했다. 그는 하남의 '베드타운'화도 지적했다. 김씨는 "아파트만 잔뜩 지어 인구는 많은데 정작 일할 곳이 없다"며 "유통 대기업만 있고 산업단지가 없으니 다들 서울로 나가 교통 문제가 심해진다. 하남 사정을 훤히 아는 사람이 이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감일동 축산물도매센터에서 고기를 숭덩숭덩 썰고 있던 40대 정육점 사장 김씨 역시 "이용 후보는 그동안 하남시를 위해 이바지한 것도 많고, 시장통에 얼굴을 자주 비춰서 익숙하다"며 "이광재 후보는 이번에 처음 나와 누군지도 모르는데 선뜻 표를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쌈채소를 소분하고 있던 족발가게 주인 두씨도 "이용 후보는 동네 행사가 있으면 무조건 찾아와서 상인들이랑 엄청 친하다"며 "지난번에 아깝게 몇 표 차이로 졌는데도 묵묵히 뛰어온 게 기특해서라도 이번엔 이용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하남시청 인근 약국 앞 그늘진 한편에 쪼그리고 앉아 노점을 하는 80대 채씨 역시 진영 논리에 매몰된 기성 정치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채씨는 "여기서 장사를 20년 넘게 해봤는데 하남 사람들은 유독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사람이 어떤가 보기도 전에 당만 보고 맹목적으로 편 가르는 성향이 심하다"며 "당이 뭐가 중요하냐, 동네에 큰 병원 하나 들어오는 게 소원인데 이광재나 이용 후보 중 진짜로 하남 사람들을 위해 종합병원을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은 6.6%다.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가중값 산출 기준은 2026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성아 기자 roms122@sidae.com (하남)경기=전나경 인턴기자 sidae@sidae.com (하남)경기=유예진 인턴기자 sidae@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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