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차세대 기판’ 장착한 LG, 엔비디아 동맹 전면에

3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다음 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 주요 일정을 마친 뒤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의 방한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한국 방문 기간 중 황 CEO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개별 회동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기술인 피지컬 AI 분야를 중심으로 양사 간의 구체적인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기존 가전과 로봇 분야에 국한됐던 협력이 LG그룹 주요 계열사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협력 후보군으로는 LG AI연구원(엑사원), 반도체 기판 사업을 영위하는 LG이노텍,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춘 LG유플러스 등이 거론된다.
그룹 계열사 중 LG전자는 이미 엔비디아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올해 초 공개된 지능형 홈 로봇 'LG 클로이드'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셋 '젯슨 토르'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을 통해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4월 28일에는 젠슨 황 CEO의 장녀이자 엔비디아에서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사업을 총괄하는 매디슨 황 수석이사가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 방문했다. 황 이사는 류재철 LG전자 사장과 만나 피지컬 AI 및 로봇 솔루션 협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미팅을 진행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추진 중인 LG전자는 디지털 트윈 분야에서도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에 공장 단위부터 설비 단위까지 포괄하는 실시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한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측면에서도 양사는 최근 차세대 AI 모델 공동 개발과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양사는 LG의 초거대 AI 모델인 '엑사원'과 엔비디아의 '네모트론' 오픈 생태계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LG이노텍이 AI 반도체 공급 부족의 수혜주로 떠오르며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다. 에이전틱 AI의 본격 확산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데이터센터 확충이 시급해지면서, AI 반도체용 대면적·고다층 기판 수요가 폭증해 극심한 공급부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에서 반도체 기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전작인 블랙웰 대비 두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기술력을 검증받기 위해 LG이노텍은 미국에서 열린 반도체 패키징 학회 'ECTC 2026'에 참가해 독자 개발한 대면적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 제품을 공개했다.
LG이노텍의 기판 생산라인은 비수기인 2분기에도 가동률 100%를 기록 중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빅테크 업체들이 선수금을 통한 신규 설비투자 지원을 LG이노텍 기판 사업부에 제시하고 있고 장기공급계약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향후 기판 사업의 장기 실적 가시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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