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드라마 썼다' 두산, 또 역전 만루포 승리… 삼성 '4사구 10개'로 자멸[대구 리뷰]

[대구=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두산 베어스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역전 만루 홈런'이라는 믿기지 않는 기적을 연출하며 대구벌을 초토화했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는 타선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며 대량 득점에 성공하고도, 마운드가 무려 10개의 4사구를 남발하는 심각한 제구 난조를 보이며 다잡은 승리를 허망하게 날려버렸다.
두산은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정수빈의 결승 역전 만루포에 힘입어 8대7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라팍은 시즌 20번째로 2만 4000석 전석이 모두 매진되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으나, 홈 팬들에게 돌아간 것은 이틀 연속 만루포 잔혹사라는 쓰라린 충격이었다.

경기 초반 흐름은 두산이 선취점을 뽑았으나 이내 삼성의 화력에 압도당하며 3-6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전날 9회초 극적인 역전 만루 홈런으로 승리를 맛봤던 두산의 '만루포 DNA'는 6회초에 다시 한번 요동쳤다.
두산은 6회초 양의지의 볼넷과 강승호의 좌전 2루타, 윤준호의 몸에 맞는 볼을 엮어 순식간에 무사 만루라는 최고의 밥상을 차렸다. 이어 대타 임종성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6-2로 추격을 시작했고, 삼성 벤치는 황급히 투수를 백정현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백정현마저 박찬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스코어는 6-3까지 좁혀졌다.
계속된 무사 만루 위기 상황, 타석에 들어선 '해결사' 정수빈은 자비가 없었다. 정수빈은 백정현이 던진 초구 138㎞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 높은 코스로 밀려 들어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매섭게 배트를 돌렸다. 결대로 밀어 친 타구는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우중간 담장(비거리 118m)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만루 홈런으로 연결됐다. 단 한 방으로 경기가 7-6으로 뒤집히는 짜릿한 순간이자, 전날의 짜릿한 승리 기억을 그대로 재방송하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기세를 몰아 8회초 2사 1, 2루 찬스에서 김민석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8-6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9회말 삼성은 2사 2루에서 김성윤의 적시타가 터지며 1점을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날 삼성은 타선만 놓고 보면 완벽한 승기를 잡았었다. 박진만 감독이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7번 타자로 전격 하향 배치한 외국인 거포 르윈 디아즈는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동점 솔로 홈런(시즌 7호)을 터뜨린 데 이어, 4회말에도 연타석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3회말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아찔한 헤드샷 위기를 겪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된 구자욱을 대신해 투입된 박승규 역시, 5회말 양재훈을 상대로 비거리 112m짜리 솔로 홈런(시즌 7호)을 터뜨리며 개인 한 시즌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이 디아즈의 연타석포와 박승규의 쐐기포를 앞세워 5회까지 6-1로 멀찍이 달아날 때만 해도 대구 벌은 승리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삼성 마운드에서 시작된 4사구 대홍수가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선발 잭 오러클린이 5이닝 동안 4개의 4사구(2볼넷, 2사구)를 내주며 흔들린 것이 시작이었다. 뒤이어 등판한 백정현이 1개, 장찬희가 2개, 김무신이 2개, 미야지 유라가 1개 등 불펜진까지 제구 난조에 전염되며 무려 총 10개의 4사구를 두산 타선에 헌납했다. 안타를 맞지 않아도 주자를 계속해서 채워준 셈으로, 결국 이것이 6회초 정수빈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는 완벽한 빌미를 제공해 자멸로 이어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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