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살 필요있나? 관리도 다 해주는데”…보일러에 생리대까지 ‘구독 시대’
2030 중심 서비스 이용자 확산
초기 비용 부담 적은 점도 매력
중간 해지 위약금 등 잘 살펴야
![경동나비엔 ‘나비엔 파트너’가 구독한 고객 가정을 방문해 정기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동나비엔]](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30/mk/20260530172409338rpjt.png)
‘구독’과 ‘렌탈’은 유·무형 상품과 서비스 구매의 한 방식이지만, 종종 혼용된다. 렌탈은 소비자가 사용료를 지불하지만 제품의 소유권은 회사에서 갖고, 일반적으로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에 해지하면 위약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구독은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콘텐츠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위약금을 내지 않는다는 면에서 다르다. 넷플릭스나 챗GPT 유료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최근에는 구독을 더 큰 개념으로 보고, 렌탈을 금융상품과 연계된 구독의 한 형태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설명한다.
2023년 환기청정기를 필두로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경동나비엔은 주방가전·숙면매트 등으로도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 내구재로 한 번 설치하면 고장 나기 전까지 제품 관리 필요성이 적은 보일러까지도 구독 상품에 포함됐다. 보일러는 6년 혹은 8년 중 구독 기간을 정해 월 1만~3만원대 비용을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이 기간 무상 애프터서비스가 보장되고 연 1회 보일러 전문가 ‘나비엔 파트너’가 가정을 방문해 정기 케어를 진행한다. 초기 비용 부담이 낮아지고 정기 관리 이점 덕분에 구독 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자도 증가 추세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2025년 구독 관련 매출이 2024년 대비 381% 증가했다”고 말했다.
보일러 업체 귀뚜라미도 현대렌탈케어와 손잡고 가정용 보일러 서비스 ‘따숨케어’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구독 기간을 최대 5년에서 8년으로 늘리며 혜택도 강화하고 있다. 고급형 모델인 ‘거꾸로 ECO 콘덴싱 L20 가스보일러’의 경우 5년 구독 시 월 2만7900원이지만, 8년 기준으로는 월 1만8900원이다. 월 비용 부담이 30% 이상 낮아지는 셈이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이제는 ‘소유’보다 ‘관리’를 선택하는 시대”라며 “목돈 지출 부담을 덜고 매월 합리적인 가격에 난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여성 헬스케어 스타트업 해피문데이 ‘월경구독’ 서비스는 구독자가 수만 명에 달한다. 1년 이상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도 87%에 달한다.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개별 사용자의 월경 주기를 예측해 생리대, 탐폰 등 여성 용품을 정기 배송해주는 덕분이다. 월경 구독 서비스 이용자 박 모씨는 “월경이 가까워져도 잊어버릴 때가 있는데 알아서 배송해주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좋다”고 했다.
구독 서비스의 주 고객층은 20·30대 1인 가구다. 고가의 가전제품을 모두 구매할 만큼의 목돈은 부족하지만 매달 현금흐름이 발생하기 때문에 2030 소비자들은 구독 서비스에 쉽게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사노동’을 덜어주는 서비스나 사람이 대신 관리해주는 일에 가치를 높게 매기는 성향도 영향을 미친다.
카드사나 보험사 등 금융권과 함께 출시되는 ‘구독’ 상품은 사실상 렌탈형에 가깝다. 고가의 상품 금액을 장기간에 걸쳐 ‘할부’로 납부하는 구조에서는 중간 해지 시의 위약금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하지만 ‘구독’이라는 표현을 써 소비자에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액 구독 상품을 여러 개 가입하면서 ‘제2의 월세’처럼 비용이 늘어날 우려도 있다. 분기별·반기별로 구독서비스를 검토하고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것은 과감히 정리해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다.
전 센터장은 “1인 가구 증가·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모두 집 안에 두는 것이 힘들어지고, 모든 제품이 AI와 연결되는 AGI 경제에서는 구독이 판매를 대체하는 비즈니 스모델이 될 수 있다”면서 “구독의 특이성을 고려해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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