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장에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증시 '투기판화' 막아야

양재찬 편집인 2026. 5. 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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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양재찬의 프리즘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했지만
단기간 급등 · 특정 종목 쏠림
급등장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최대 60% 손실 볼 수 있어
단기매매 · 빚투 심화 우려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딛고 제 가치를 평가받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문제는 단기간 급등세, 특정 종목에 쏠린 불균형 랠리다.[사진 | 뉴시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5월 26일 8000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이틀 만인 28일 장중 8000 아래로 급락하며 한때 7840선까지 밀렸다. 미국이 이란 남부지역을 전격 공습하고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며 중동전쟁 종식 기대감이 약화한 데다 외국인이 대거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이날 2조889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7000을 넘은 직후인 7일부터 역대 최장인 1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차익을 실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49조8506억원이다. 하루 평균 3조3233억원 꼴이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 상승률은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크다. 소수 종목 중심으로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코스피의 절반을 넘는 등 쏠림이 과도해 차익 실현과 투매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최근 계속 70선 위를 맴도는 것으로 입증된다. 28일 VKOSPI는 전장보다 1.16% 오른 71.60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최고치는 72.29였다. VKOSPI는 통상 20선 초반이 안정적 수준인데 30을 넘어서면 변동성이 큰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와중에 반도체 투톱을 2배로 추종하는 국내 첫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27일 상장하자마자 막대한 투자자금이 몰렸다.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16종의 첫날 거래대금은 10조4062억원. 전체 ETF 거래대금(38조8812억원)의 26.8%에 이르렀다.

[사진|뉴시스]
덕분에 27일 코스피는 장중 8400선을 넘어섰다. 장 초반 급등세에 매수 사이드카(매매 일시 정지)가 발동됐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이수해야 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에 신청자들이 몰려 사이트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가 오른 반면 코스닥은 내렸는데, 코스닥 자금 일부가 레버리지 상품으로 빠져나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주가 상승률ㆍ하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국내 증시의 하루 가격제한폭은 ±30%이지만, 2배 레버리지 ETF는 최대 60% 이익 또는 손실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증시의 수급 쏠림과 변동성을 키우고 과열을 부채질할 수 있는 구조다.

상장 첫날 코스피가 2.25% 상승 마감하자 이들 레버리지 ETF 수익률도 각각 18%대, 5%대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튿날 개장 초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하자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러다가 장중 SK하이닉스만 상승 반전하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오르고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하락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 증시가 오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딛고 제 가치를 평가받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문제는 단기간 지나친 급등세, 특정 종목에 쏠린 불균형 랠리다. 코스피가 7000을 돌파한 것이 지난 6일, 20거래일도 안 돼 8000대 중반까지 올랐다. 반도체 랠리가 세계적 현상이지만, 시가총액 절반을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의존하는 시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의 레버리지 ETF 후유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2배 레버리지 ETF는 수익만 두 배로 키워주는 마법의 도구가 아니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이 두배로 커지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손실도 두배로 불어난다.

게다가 하루 수익률을 반복적으로 증폭시키는 구조라서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변동성이 큰 장에선 원주식 손실은 작아도 레버리지 상품 손실은 더 크게 쌓인다. 장기 보유 시 기대한 것보다 자산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이수해야 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에 신청자들이 몰려 사이트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사진|뉴시스]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이 이런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뛰어들고 있다. 일부는 신용거래융자와 대출까지 동원하는 '빚투(빚내 투자)'로 베팅 규모를 키운다. 증권사 신용거래 잔액은 지난 15일 36조567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36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용거래 잔액이 7조5000억원대다. 어떻게든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타려는 조급함과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한탕' 심리가 가세한 모습이다. 레버리지 ETF는 주식 장기 보유와 안정적인 배당으로 작동하는 건전한 자본시장과 거리가 있다.

아무래도 장기 투자보다 단기 매매를 부추기고, 시장을 투기판으로 몰고 갈 위험을 안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해외 증시로 향하는 '서학개미'를 국내로 복귀시켜 고환율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레버리지 상품을 도입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급등장에선 부작용이 결코 작지 않을 수 있다. 금융당국과 증권사의 세심한 투자자 보호책과 개인의 합리적 투자 판단과 경계심이 절실한 때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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