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원 빚내 상폐하더니…AI 수혜주로 33% 급등한 ‘이 회사’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 2026. 5. 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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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AI서버 수요 쏟아지자
실적 컨센서스 넘어서
월가도 놀란 깜짝 변신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때 PC 시장 침체로 상장폐지까지 감행했던 델이 AI 서버 시장 성장에 힘입어 월가의 주목을 다시 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델은 전 거래일 대비 32.76% 급등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전망 상향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델의 깜짝 실적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대한 낙관론으로 이어지며 휴렛패커드(12.64%) 등 관련 종목도 일제히 상승했다.

마이클 델 델컴퓨터 최고경영자(CEO). AP연합
현재의 델을 이해하려면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PC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델은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 PC 판매 감소와 실적 부진으로 주가는 하락했고, 회사의 미래 전략을 둘러싼 경영진과 투자자 간 갈등도 깊어졌다.

당시 창업자인 마이클 델은 단순 PC 제조업체에서 서버·스토리지·클라우드 중심의 기업용 IT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월가는 단기 실적 개선을 요구했고, 대규모 투자와 사업 재편을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결국 마이클 델은 2013년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손잡고 약 249억달러 규모의 차입매수(LBO)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이 인수 가격이 낮다며 반발해 치열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지만 델은 주주 승인을 얻어 같은 해 10월 상장폐지를 완료했다.

비상장 기업이 된 델은 이후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핵심은 기업용 인프라 사업 확대였다. 서버와 스토리지 사업에 집중 투자했고, 2015년에는 세계 최대 스토리지 기업 가운데 하나인 EMC를 670억달러에 인수하는 초대형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다.

EMC 인수를 통해 델은 PC 제조업체를 넘어 데이터센터와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종합 IT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했다. 이후 2018년 재상장에 성공하며 시장에 복귀했다.

델의 선택은 AI 시대를 맞아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고성능 AI 서버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AI 서버 공급 능력을 확보한 델은 AI 인프라 시장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때 ‘사양 산업’으로 평가받던 PC 업체가 상장폐지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사업 구조를 바꾸고, 다시 AI 시대의 대표 수혜주로 부상한 것이다. 월가를 떠나 감행한 5년간의 체질 개선이 13년 만에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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