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흥행…"위험성 파악이 먼저"[주린이 투자지침서]
고위험 파생상품, 신규진입 규제 요건 확인 필수
금융당국 "단기 투자 목적 외 장기 운용 신중할 것"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상장 초기부터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집중됐다. 단기 수익률을 노린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린이(주식 초보자) 투자자라면 파생형 고위험 상품 특유의 규제 요건과 리스크를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1조405억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1조351억원의 개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5304억원), 'TIGER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4388억원) 등에도 대규모 자금이 몰렸으며 ACE·RISE·SOL 등 이외 운용사 상품들도 수십억에서 수백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상장 당일인 지난 27일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투톱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들로 수급이 강하게 쏠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을 매도하고 레버리지 상품으로 갈아타는 양상을 보였다.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진입 장벽 역할을 하는 필수 교육 시스템이 일시적인 마비 사태를 겪기도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매매하기 위해서는 기존 레버리지 사전교육(1시간) 외에 별도의 심화 교육(1시간)을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
상장 당일 오전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에는 수료증을 발급받으려는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서버가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한때 수강 대기자만 1만여 명에 달해 접속에 20~30분이 소요되기도 했다. 더불어 투자자는 최소 1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증권 계좌에 유지해야만 최종 거래가 가능하다.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또 다른 특징은 해당 상품들의 공식 명칭에 '상장지수펀드(ETF)'라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이 상품들이 지수를 기초로 하는 일반 ETF와 달리 분산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개별 기업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일반 ETF와 혼동하지 않도록 상품 명칭에 ETF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단일종목 상품임을 명확히 표기하도록 조치했다. 이는 단일 기업의 실적이나 특정 산업의 경기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고위험 상품임을 투자자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금융당국은 상품의 구조적 특성상 투자 손실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음을 거듭 경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측은 "해당 상품은 적은 투자금으로 손익이 증폭되는 투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손실 감내 능력 및 투자위험 이해도가 낮은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한다"며 "본인의 손실 감내 한도 내에서 자기 책임 하에 건전하게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가장 주의해야 할 요소는 횡보장에서 발생하는 '음의 복리효과(투자금 잠식)'다. 단일종목 주가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기초자산 가격이 원래대로 회복되더라도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투자금이 잠식될 수 있다. 따라서 적립식 등 장기 투자 수단으로는 불리하며 시장 방향성을 예측한 단기 투자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한편 기존 반도체 섹터 레버리지 ETF와의 자기잠식(카니발리제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상품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존 반도체 TOP10 레버리지 ETF 등은 지속해서 종목이 리밸런싱되는 분산 투자 상품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리밸런싱 없이 오롯이 개별 기업 하나에만 투자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기초자산의 변동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지렛대 효과'에 따른 단기 대규모 손실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영국 증시에서는 기초자산이 하루 만에 39% 급락하자 3배 레버리지 상품의 순자산가치(NAV)가 전액 잠식(-117%)돼 상장폐지된 바 있다. 국내 상품은 규제상 최대 2배까지만 허용되지만 주식 가격제한폭(±30%)을 고려하면 이론상 하루 최대 60%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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