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욱신거리는 잇몸 통증 ‘사랑니 주위염’ 의심
발치 전 염증 조절 우선, 구강위생 관리와 정기검진으로 예방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여름철에는 더위와 수면 부족, 생활 리듬 변화 등으로 면역력과 컨디션이 떨어지기 쉽다. 이때 입 안쪽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진다면 사랑니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사랑니는 입안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매복되거나 비스듬히 나는 경우가 많아 음식물이 쉽게 끼고 위생 관리도 어렵다. 이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기 쉬우며, 가벼운 잇몸 통증이라도 지속된다면 사랑니 주위염 가능성을 있다.
사랑니 주위염은 사랑니 주변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턱뼈 공간이 부족해 사랑니가 완전히 나오지 못하고 일부만 올라온 경우에 잘 발생한다. 이때 사랑니 일부가 잇몸 조직에 덮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치은판'이라고 한다. 치은판 아래에는 구조적으로 틈이 생기기 쉬워 칫솔질만으로 깨끗하게 관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쉽게 쌓이면서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과 습도로 입속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던 사랑니도 급성 염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무항 강동경희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치은판 아래에서 세균 활동이 활발해진 상태에서, 무더위와 열대야로 인한 체력 저하와 수면 부족이 전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세균 증식과 면역력 저하가 맞물리면서,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던 부위에서도 갑작스러운 통증과 염증 반응이 흔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사랑니 주위염은 초기에는 잇몸이 약간 붓거나 뻐근한 느낌, 입 냄새 정도로 가볍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통제만 복용하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염증이 심해지면 피나 고름이 나오고, 입을 벌리기 어려워질 수 있으며, 턱 아래가 붓거나 미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염증이 얼굴 주변으로 퍼져 심한 부종이나 고름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랑니 앞쪽 어금니까지 충치나 잇몸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불편감이 계속된다면 치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랑니 염증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치아 형태를 고려한 단계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급성 염증으로 잇몸이 심하게 부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발치하면 주변 조직 손상이나 감염 확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먼저 해당 부위를 소독하고 항생제나 소염진통제를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힌 뒤, 상태가 안정되면 사랑니 발치를 진행한다. 다만 모든 사랑니를 무조건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위치에 반듯하게 자라나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굳이 뽑지 않고 기능적인 치아로 유지할 수 있다.
여름철 사랑니 주위염을 예방하려면 평소보다 더욱 세심한 구강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식사 후에는 칫솔이 잘 닿지 않는 입안 가장 안쪽 치아까지 꼼꼼하게 닦고,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활용해 치아 사이와 잇몸 틈새에 남아 있는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무항 교수는 "여름철 잇몸 건강은 전신 컨디션과도 밀접하게 연관되는 만큼,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수면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당장 뚜렷한 통증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을 통해 숨어 있는 사랑니 상태를 꾸준히 점검하는 것이 건강한 구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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