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운동 '달리기 vs 자전거'…인체 면역 반응 이렇게 달랐다
러닝에서 근육 손상 신호 IL-8 크게 증가
연구진 "만성질환자, 고강도 운동은 자전거가 좋아"

짧은 시간 강하게 운동하는 '고강도 인터벌(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 이하 HIIT)' 시 운동 종목에 따라 인체 염증 반응이 다르게 나타났다. 최근 연구에서 달리기는 운동 뒤 몸의 '염증 반응'을 더 크게 일으키는 반면, 실내 자전거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팀은 건강한 젊은 성인 26명을 대상으로 트레드밀 달리기와 고정식 자전거 HIIT를 비교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ImmunoHorizons'에 발표했다.
◆고강도인터벌 운동 '면역 염증 체계 자극'
HIIT는 짧은 시간 강하게 운동한 뒤 짧게 쉬는 방식을 반복하는 운동법이다. 짧은 시간에도 심폐지구력과 체력 향상 효과가 커 최근 인기가 높다.
이번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최대심박수(HRmax)의 85~95% 수준으로 4분간 운동한 뒤, 조금 낮은 강도로 3분간 회복 운동을 했다. 이를 총 4번 반복했다. 한 번은 트레드밀 달리기로, 또 한 번은 실내 자전거로 수행했다. 연구진은 운동 전, 운동 직후, 운동 1시간 후, 24시간 후 혈액을 채취해 몸속 염증·면역 반응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두 운동 모두에서 '인터루킨-6(IL-6)' 수치가 운동 직후 크게 증가했다. IL-6는 운동할 때 근육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신호 물질(사이토카인)이다. 몸에서는 염증 반응에도 관여하지만, 운동 상황에서는 에너지 사용을 돕고 몸의 회복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트레드밀 달리기에서는 IL-6이 평균 5.3배, 자전거 운동 후에는 4.5배 증가했다.

◆달리기에서 '근육 손상 관련 신호' 크게 증가
가장 큰 차이는 '인터루킨-8(IL-8)'에서 나타났다. IL-8은 손상 부위로 면역세포를 불러들이는 물질이다. 근육에 미세 손상이 생기거나 염증 반응이 시작될 때 증가한다. 쉽게 말하면 몸이 '회복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내는 구조 신호에 가깝다.
트레드밀 달리기 후 IL-8은 운동 직후 11% 증가했다. 1시간 뒤에는 30%, 24시간 뒤에는 46% 가까이 늘었다. 반면 실내 자전거 운동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원인으로 달리기의 '충격'과 '근육 버티기 동작'을 꼽았다. 달리기는 착지할 때 체중 충격이 다리에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근육이 늘어난 상태로 버티는 '편심성 수축(eccentric contraction)'이 반복되는데, 이는 근육 손상과 염증 반응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 반면 자전거는 충격이 적고 이런 근육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실제로 연구에서는 달릴 때 몸에 가해진 충격이 클수록 IL-8 증가도 함께 커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반면 몸의 염증을 억제하는 '인터루킨-10(IL-10)'은 두 운동 모두에서 증가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운동 24시간 뒤 달리기와 자전거 모두 약 20% 늘었다.
즉, 자전거 운동은 달리기만큼 강한 염증 반응은 만들지 않고, 몸을 회복시키는 항염증 효과는 충분히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관절 약하거나 만성질환자, 자전거 HIIT가 유리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운동 처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절 부담이 크거나 염증 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달리기보다 실내 자전거 HIIT가 더 적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당뇨병이나 자가면역질환 환자처럼 만성 염증 관리가 중요한 사람에게는 충격이 적은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운동 종류에 따라 몸속 염증 반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앞으로 개인 상태에 맞는 운동 선택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건강한 20대 성인 26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여서, 고령층이나 환자군에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