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물 건너갔다”…영끌·빚투족 덮친 ‘이자 공포’[주형연의 에구MONEY]

<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 거래 수단일 뿐이지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냥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돈’에 대한 허물이 벗겨지는 순간 경제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지는 사회, 돈에 얽힌 각종 이야기와 함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제 지인 김모(38) 씨는 2021년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4억원 규모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았습니다. 당시 연 2%대였던 대출 금리는 현재 5%대 중반까지 뛰었다고 해요. 김 씨의 월 원리금 상환액은 140만원 수준에서 최근 230만원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김 씨는 “대출 이자가 월급을 그대로 집어삼키는 느낌이에요. 올해는 금리가 좀 내릴 줄 알았는데 당분간 안 내린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솔직히 겁이 납니다”고 토로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 차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오는 7월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어요. 올 하반기에만 두 차례 추가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확산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금융 구조상 고금리의 충격은 가계 경제를 직접적으로 타격하고 있어요. 부동산과 주식 투자 열풍이 정점이던 저금리 시기에 대규모 대출을 일으켰던 차주들은 “버티기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한은이 물가 불안과 막대한 가계부채, 원·달러 환율 등을 고려해 긴축 기조를 예상보다 훨씬 길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늦춰지면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에요.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가 소비와 내수 위축의 뇌관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막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에 짓눌린 가계는 일제히 지갑을 닫고 있고, 자영업자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차주들이 속출하고 있어요.
금융권에서는 변동금리 대출 차주들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강화 흐름과 고금리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취약 차주의 연체 위험이 금융권 전반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어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더 오르지 않더라도 지금의 높은 이자를 계속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압박입니다. 과거 저금리 시기에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려 변동금리로 묶여 있는 차주들의 부실 위험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에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던 영끌과 빚투는 이제 고금리의 역풍 앞에 놓이게 됐습니다. 금리 인상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출자들의 한숨만 더 깊어지는 형국이네요.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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