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으로의 공식화, 한국은행의 인상 횟수는?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3월 소비자물가에서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10.4% 상승한데 이어 4월에도 7.9% 올랐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6% 올라 202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가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물가상승률,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은행
한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견고한 점도 기준금리 인상을 뒷받침한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7%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0.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예상한 것보다 2배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1분기 경기가 견고한 이유는 단연 반도체였다. 인공지능(AI)에 따라 반도체 판매가 증가하면서 순수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반도체 회사들의 생산 설비 확대에 따라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대폭 증가했다. 반도체에 따른 것이지만 적어도 2028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에 대한 우려는 대폭 낮아졌다.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는 물가상승률과 높은 경제성장률에 따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지난 5월 4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2025년 말까지는 금통위 전반적으로 한 번 더 인하하고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해도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는데 올해 여러 상황이 바뀌고 특히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고민이 커졌다”고 발언했다. 또한 지난 5월 12일 임기가 종료된 신성환 위원도 “한은의 첫 번째 책무는 인플레이션”이며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상충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당연히 인플레이션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본인 스스로 비둘기파(완화적)라고 주장하는 등 완화적인 인물조차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공식화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 인상 횟수다. 과거 금리인상 사례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힌트를 얻어보자.
가장 가깝게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시기는 팬데믹 이후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각국 정부는 셧다운을 실시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빠르게 기준금리를 0%까지 인하했으며 한국은행도 경기 부진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0.50%까지 인하했다. 다만 경기침체가 빠르게 마무리되고 중앙은행과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경기는 빠르게 회복됐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여러 나라들의 경제 봉쇄에 따라 공급망이 차질을 겪었다. 더욱이 2022년 초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했다.
펜트업 수요, 병목현상, 유가 충격이 겹치면서 소비자물가는 6%를 상회했으며 핵심 소비자물가도 4%를 웃돌았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Fed는 물가안정을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한·미 기준금리 차이에 따른 환율 불안으로 한국은행은 2022년 7월과 10월에 50bp(bp=0.001%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를 3.50%까지 올렸다.
두 번째 사례는 2010~2012년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경제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2007년 말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점차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반도체 호황이 나타났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낙수효과로 한국 경제는 회복세가 지속됐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처음으로 인상한 2010년 7월부터 마지막으로 인상한 2011년 6월까지 민간소비는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소비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요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10년 말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반독재 운동인 ‘아랍의 봄’ 사건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는 4.7%까지 상승했다. 당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25%까지 인상했다.
두 사례 중 현재와 유사한 사례는 2010~2012년이다. 2010년은 ‘민간소비 회복 → 반도체 호황 → 유가 충격’ 순서였지만 현재는 ‘유가 충격 → 반도체 호황 → 민간소비 회복’으로 순서의 차이만 존재한다. 2012년 사례를 고려하면 기준금리는 3.25%까지 인상될 수 있다. 다만 2010~2018년까지 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보다 성장의 지속성은 약하다. 또한 국제유가 상승으로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3%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0년과 같이 4%를 상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을 때 2012년 (3.25%)보다 기준금리는 낮을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가 2.50%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인상할 수 있는 횟수는 두 차례가 합리적이다.
다만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2025년 9월까지만 하더라도 50조원 내외였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50조원 및 250조원까지 상향 조정됐다. 두 기업이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할 수 있는 점은 두 회사의 주가 뿐 아니라 세수입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납부해야 하는 법인세 규모가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효 세율은 19.9% 및 21.9%이다.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두 회사가 납부해야 하는 법인세 규모는 총 124조4000억원이다. 올해 정부가 추정하고 있는 법인세 규모가 101조3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27년에는 법인세가 대폭 증가할 것이다. 여기에 두 회사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에 따라 대규모 소득세도 기대된다.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입의 활용 방안에 대해 정부는 부채 상환보다는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경제에 긍정적이다. 다만 한국은행 입장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우려되는 요인인 경기의 하방 압력이 축소된다는 점은 한국은행이 2회보다 많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요인이다.

◆강하게 부딪힐수록 빠르게 마무리될 전쟁
2월 28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실행하면서 중동 지역은 전례가 없는 전면전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2015년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핵합의(JCPOA)가 성사됐지만 트럼프 대통령 1기인 2018년 미국은 협정을 탈퇴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그리고 2025년 6월에는 핵 개발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폭격했다. 최근 협상이 재개됐지만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기보다는 전면 공격을 실시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 이스라엘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등 정권 지도부를 타격했으며 이 공격으로 이란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다수 지도부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의 반격은 거세다.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을 당시 이란은 반격을 단행했지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전쟁은 12일 만에 종료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이유로 1979년 이후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의 국민들을 표적으로 대량학살을 벌여왔으며 핵 포기를 거부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을 향해 “군사작전이 완료되면 여러분이 정부를 장악하라”고 언급하면서 공개적으로 이란의 정권교체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6월은 핵 시설 무력화 및 정권 약화가 목적이었다면 이번 공격은 이란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란의 반격은 강하다. 이란은 중동에 위치한 미군기지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UAE 그리고 카타르 등 석유 및 가스 시설을 공격하고 있으며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충격은 ‘최대 공급 중단 사태’로 규정될 만큼 그 규모가 방대하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로 에너지 시장의 불안은 커졌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좁은 해협으로 북쪽은 이란 영해, 남쪽은 오만 영해이다. 호르무즈해협 중 가장 폭이 작은 곳은 33km 정도로 알려졌으며 이 중 대형 유조선이 지나갈 만큼 수심이 깊은 곳의 폭은 6km 정도다.
호르무즈해협이 중요한 것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5~30%가 이곳을 지나는 등 전 세계 에너지 안보에서 중요한 지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들의 수출길이 막혔다. 이미 이라크는 원유 수출길이 끊기고 보유하고 있는 저장창고도 꽉차면서 비자발적인 감산에 돌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주요 분석 기관들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지역의 원유 생산량이 1000만 배럴 이상(전 세계 소비량의 10%) 급감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60달러 중반에서 움직이던 국제유가(WTI 기준)는 100달러 부근까지 상승하면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원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시장의 타격도 심각하다. 세계 LNG 공급의 핵심인 카타르의 라스 라판(Ras Laffan) 시설이 이란 드론 공격을 받아 생산이 중단되면서 글로벌 LNG 공급의 약 20%가 차단됐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산과 소비 전반에 걸쳐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으며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유가 상승은 운송 비용 상승과 제조 원가를 높여 결국 최종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제가 뜨겁다면 소비자들이 유가 상승에도 다른 부문의 소비를 줄이지 않겠지만 경제는 뜨겁지 않다.
지난 2월 미국의 고용지표는 전월 대비 9.2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도 4.44%를 기록하면서 지난 1월(4.29%)보다 상승했다. AI 등 기술개발에 따른 생산성 향상, 그리고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단기간 미국의 고용지표가 회복될 요인은 많지 않다.
한국도 경기에 대한 우려는 생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0%를 기록하면서 2025년(1.0%)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이며 이를 제외한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 이로 인해 한국은행도 꾸준히 경제의 양극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은 취약계층에 더 부정적 요인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가 지속해서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면 경제의 부담은 계속 누적될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서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강 대 강으로 부딪치면서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란도 미국도 전쟁을 길게 끌고갈 수 없다. 미국과 이란이 강하게 부딪치면서 양측의 무기 재고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군수공장 등을 타격하면서 공격 능력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강도는 전쟁 초반과 비교하면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란이 저가형 드론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이는 우려되는 요인이지만 미국은 드론 생산 설비 공격을 통해 추가적인 생산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미국 역시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중간선거에서 패할 경우 남아 있는 임기 동안 정책 추진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결정한 시기는 미국 대법원에서 상호관세에 대한 위법 판결을 내린 일주일 이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관세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것’,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다고 포장해왔는데 그 원동력이 상실됐다. 베팅 업체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하원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을 90%가량으로 보고 있는데 트럼프는 전쟁을 통해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주목도를 낮추고 공화당의 집결을 위해 공격을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같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상호관세의 위법 판결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졌지만 장기화될수록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다. 미국의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제’인데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면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점차 커진다. 또한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으로 하루에 7억~10억달러의 재정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정부의 재정 부담도 커진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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