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 변호사의 조세소송 산책] 직무발명보상금과 세금

준표는 반도체 부품 제조업을 하는 주식회사 중소전자의 대표이사이자 대주주이다. 준표는 2024년경 반도체 설비와 관련된 발명('이 사건 발명')에 관한 특허('이 사건 특허')를 출원해 등록을 받았다. 중소전자는 2025년경 이사회 승인을 거쳐 준표로부터 이 사건 특허권을 5억 원에 양수하였다. 중소전자는 위 양도대금이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천징수세액 4,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4억6,000만 원을 지급하였다(편의상 지방소득세는 생략). 그리고 이 사건 특허권을 2025 사업연도의 자산(특허권)으로 장부에 올려 감가상각비 5,000만 원을 2025 사업연도의 비용(손금)으로 처리하여 법인세를 신고하였다.
그런데 관할 세무서장은, 이 사건 특허는 별다른 가치가 없고, 더욱이 이 사건 발명은 준표의 개인발명이 아니라 직무발명으로서 중소전자 내부규정에 따라 중소전자에게 특허권이 귀속되어야 하므로 실질적인 특허권자는 중소개발이라고 보았다. 이를 이유로 중소전자에게 ① 감가상각비 5,000만 원을 손금불산입하여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② 이 사건 특허권 양도대금 5억 원은 대표자에게 중소전자의 이익을 분여한 것으로 그 5억 원을 준표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한 후 그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다.
이에 중소전자는 전심전차를 거쳐 위 과세처분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였다.
판사 피고(세무서장)는 원고(중소전자)의 이 사건 특허권 양수에 대해 부당행위계산 부인을 한 것이죠?
세무서장 그렇습니다. 준표는 원고의 대표이사이자 대주주로서 특수관계인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 특허권은 현재까지 중소전자 이익에 아무런 기여를 못하는 등 별다른 가치가 없습니다. 더욱이 이 사건 발명은 직무발명으로서 중소전자 내부규정에 따라 특허받을 권리가 중소전자에게 귀속되므로 이 사건 특허의 실질적 특허권자는 원고입니다. 이 사건 양수는 원고가 자신의 이익을 특수관계자인 준표에게 분여한 것이므로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대상이 됩니다.
중소전자 이 사건 발명에 원고의 설비나 인력 등이 일부 사용된 것은 사실이지만,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준표가 제공했습니다. 설사 직무발명이라고 가정하더라도, 피고는 정당한 직무발명보상금을 초과하는 범위에서만 이 사건 양수거래를 부인해야 하는데, 피고는 5억 원 전액을 부인하였습니다.
세무서장 원고는 특허권의 양수대금으로 5억 원을 지급한 것이지 직무발명보상금으로 지급한 것이 아니므로, 정당한 직무발명보상금이 얼마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원고는 발명진흥법에 따른 정당한 보상금 지급절차 등을 준수하지 않은 채 준표에게 5억 원을 지급하였고, 무엇보다 이 사건 특허권은 원고의 수익 창출에 아무런 기여도 못하는 실질적으로 가치가 없는 특허입니다.
직무발명보상금과 세금 분쟁
종업원이나 임원 등이 현재 또는 과거의 직무에 따라 발명한 것이 성질상 사용자 등의 업무 범위에 속하는 발명을 직무발명이라고 한다(발명진흥법 제2조 제2호). 연구원이 회사에서 근무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경우가 대표적 예이다. 발명진흥법은 직무발명에 대해 회사가 사전에 계약이나 근무규정을 통해 특허를 받을 권리나 특허권을 승계받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직무발명에 해당하지 않는 발명에 대해서는 사전에 계약이나 규정을 통한 승계가 허용되지 않는다. 회사는 직무발명에 대해 예약승계를 받을 수 있는 대신 종업원 등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 이러한 정당한 보상을 직무발명보상금이라 한다(발명진흥법 제15조 제1항).
과거에는 적정한 직무발명보상금이 얼마인지를 두고 납세자와 과세관청 사이에 세금 분쟁이 자주 발생했다. 구 소득세법(1979. 12. 28. 법률 제3175호로 일부 개정된 것)은 연구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비과세대상 기타소득 중 하나로 직무발명보상금을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회사가 대표자에게 지급한 돈이 직무발명보상금에 해당하는 때에는 대표자는 아무런 세금도 내지 않을 수 있었다.
대표자가 회사로부터 거액의 직무발명보상금을 수령하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 사례가 생기자 과세관청은 회사의 연구시설과 인력을 활용해 별다른 가치가 없는 발명을 하고도 회사로부터 거액의 직무발명보상금을 받았다며 정당한 보상금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부당행위계산 부인을 하려 하였고, 이에 회사는 정당한 보상금의 범위에서 지급했다고 다투는 사건이 늘어났다.
직무발명보상금 관련 과세제도 개정과 새로운 분쟁
과세관청은 2011년경 새로운 방식의 과세를 시도했다. 직무발명보상금 중 매년 또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실시보상금'은 반복적으로 지급되고 근로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근로소득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급이 규칙적, 반복적이었더라도 직무발명보상금은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 등을 승계하여 주고 받는 대가의 성격이 있다는 이유에서 근로소득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두15559 판결).
이에 정부는 2017년 직무발명보상금의 소득 구분을 지급시기에 따라 근로기간 중 지급분은 근로소득으로, 퇴직 후 지급분은 기타소득으로 간주하는 내용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하였다. 다만 일정 금액 이하의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였다. 2024년부터는 직무발명보상금의 비과세 한도가 700만 원까지 확대되었지만, 회사의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에게 지급되는 직무발명보상금은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한편 2017년 이후에는 회사 대표 등이 개인 명의로 등록한 특허를 회사에 양도한 뒤, 그 대가를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는 사례를 둘러싼 세금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특허권 양도대가는 일반적으로 기타소득으로 분류되어 양도대가의 6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어, 근로소득으로 처리되는 직무발명보상금보다 세부담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하다. 이에 대해 과세관청은 해당 발명이 실질적으로 회사의 인력·시설·자금 등을 이용한 직무발명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 그 특허의 실질적 권리자가 대표자 개인이 아닌 회사라며 회사의 양도대가 지급이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과세관청의 과세처분은 적법할까?
이 사건 발명은 중소전자의 영업과 관련된 것이고, 반도체 설비 관련 발명은 개인의 아이디어만으로 완성되기는 어렵다. 이 사건 발명이 개인발명인지, 아니면 직무발명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사실관계나 재판부에 따라 다른 판단이 있을 수 있지만, 대표이사가 회사 설비 등을 이용해 회사 업무와 관련한 발명을 한 경우에는 직무발명에 해당한다고 본 판결이 다수 있다.
이 사건 발명이 직무발명이라고 보더라도 준표는 발명진흥법에 따라 직무발명보상금을 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5억 원 전액이 아니라 정당한 직무발명보상금을 초과하는 부분만 부당행위계산 부인대상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위 사례와 유사한 사건에서 정당한 보상금 산정은 발명진흥법상의 절차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하다는 이유에서 양도대가 전액을 부인한 하급심 판결(부산고등법원 2023. 7. 7. 선고 2023누20829 판결, 상고되었으나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이 있지만, 위 판단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가 있다. 판결의 추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본 칼럼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저자가 속한 법률사무소의 입장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음.
허승 변호사(김·장 법률사무소)·한국세법학회 연구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