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날 서울시 압수수색… 野 “울산 선거공작 같은 관권 개입”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경찰이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붕괴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삼성역 철근 누락을 언급하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서울시 책임론을 주장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엄정 수사”를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노골적 선거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철거 시공사 흥화건설, 하청업체, 현장 사무실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혐의다. 경찰은 안전 관리 계획서, 작업 지시 내역 등을 확보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26일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과정에서 발생했다. 업체 측이 철거 과정에서 상판 일부가 2.9㎝가량 내려앉은 것을 발견해 공사를 중단했고 이후 안전 진단을 하던 도중 구조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감리단장, 현장소장, 구조기술사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경찰은 사고 당일 50여 명의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행정의 기본”이라며 “기본도 안 된 후보에게 1000만 서울 시민의 안전을 더 이상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정의 첫 번째 기준을 시민 안전에 두겠다”며 “사고 원인과 책임은 철저히 밝혀야 하고 누구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시정 운영과 서울시 안전 관리 체계를 집중 부각하며 선거 막판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GTX 삼성역 철근 누락과 관련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연이어 소집해 오 후보 책임론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시공사가 사실을 인지한 후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오 후보는 정원오 후보와의 토론을 제안했지만 정 후보는 “비전문가끼리 토론한다고 해결되느냐”며 거절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비서실을 압수수색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청와대 선거 개입 시즌2가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당시 김 전 시장은 낙선했고, 이후 수사 관련 인사들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2심과 대법원에선 증거 부족 등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국민의힘은 “사고 원인 규명은 필요하지만 대통령 발언 다음 날, 그것도 사전투표 첫날 서울시를 압수수색한 것은 관권 선거”라고 했다.

오세훈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투표 하루 전 대통령이 사실상의 수사 지시를 내렸고 바로 다음 날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며 “서울시장 선거가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되자 선거판을 흔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오 후보는 “유권자의 표심마저 압수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전에 경찰에 안전 관리 계획서와 입찰·발주 계약서, 현장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제출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압수수색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 절차로 이해하고 있으며 (철거 공사) 발주기관으로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사건 발생 직후 고용노동부도 경찰과 함께 안전 관리 계획 시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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