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주식 확대·삼전닉스 레버리지, ‘분산투자 원칙’에 맞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확대로 국내 증시의 쏠림 현상 악화가 우려된다. 국민연금은 28일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대폭 올렸다. 목표치에 추가로 5%포인트까지 투자할 수 있는 허용 범위도 넓혀 ‘25.8%+α’까지 담을 수 있게 했다. 현재 국내 주식 비중이 한도를 넘어 자칫 연금발 매도 폭탄이 시장을 흔들 우려를 감안했다는 것이 국민연금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당장의 시장 출렁임을 우려해 공적 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담보로 잡히는 것은 주객전도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등락이 심한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일수록 수익률이 크게 휘청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익률은 4.42%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올 2월 말까지만 해도 수익률이 10%대에 달했지만 중동 전쟁으로 3월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전체 분기 성과를 크게 갉아먹은 셈이다. 더 큰 문제는 2030년이면 거둬들일 보험료보다 내줄 연금이 많아지는 판국에 잦은 자산 배분 변경이 기금 안정성을 해치게 되면 국민 신뢰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등장으로 인한 시장 자금의 쏠림 문제도 심각하다. 개인투자자의 해외 이탈 방지와 환율 안정을 위해 도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출시 사흘 만에 3조 9000억 원을 빨아들였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500조 원을 넘긴 가운데 투자자들이 분산형 ETF를 팔고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리며 변동성을 키우는 상황이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가 출시된 후 증시에서는 ‘코스피 상승, 코스닥 하락’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극심한 코스피 내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코스피가 3.5% 급등해 8476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에 오른 이날도 상승 종목은 210개에 그쳤고 하락 종목은 688개에 달했을 정도다.
주식 투자는 수익 극대화 못지않게 손실 방어가 중요하다. 글로벌 투자 대가인 워런 버핏도 제1 원칙으로 ‘돈을 잃지 말라’를 꼽았다. 하지만 최근 국내시장은 투자의 기본 원칙(장기·분산·간접)과 정반대로 단타·몰빵·직접 투자가 횡행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단기 차익에서 벗어나 시장 변동성을 낮추고 장기 수익을 도모하는 투자의 기본 가치를 엄중히 지켜야 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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