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전력 공급 또 중단…전쟁 후 16번째"(종합)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외부 전력 공급이 29일 새벽(현지시간) 약 1시간 동안 중단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IAEA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오늘 새벽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외부 전력 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겼다"며 "이는 전쟁 발발 이후 16번째 전력 공급 중단 사례"라고 전했다.
이어 정전이 발생한 동안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가동돼 원전의 핵심 안전 설비에 대한 전력 공급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포리자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외부 송전선은 1개만 가동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전주 파손으로 전쟁 전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던 2개 송전선 가운데 1개가 끊겼기 때문이다.
자포리자 원전은 2022년 9월 11일 이후 전력 생산을 중단한 상태이며, 원자로 6기는 모두 냉온정지(cold shutdown)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냉온정지 상태에서도 원자로 냉각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운영 등을 위해선 외부 전력 공급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원전에 전력 공급이 차단되면 원자로를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노심이 용융되면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심각한 핵 참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포리자 원전은 외부 전력 공급 중단 사고가 발생하면 비상 디젤 발전기를 돌려 위급 상황을 막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상대방의 원전 주변 공격으로 잠재적 핵사고 위험이 초래되고 있다며 비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날 역시 IAEA를 인용해 자포리자 원전이 이번 주 장시간 통신 두절을 겪었으며, 이 사고가 인근 지역의 군사 활동 증가와 맞물려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 따르면 원전에선 지난 27일 약 12시간 동안 유선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모두 끊겼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원전 시설에서 발생한 가장 긴 통신 장애였다.
통신 장애의 원인은 즉시 확인되지 않았으나, 원전 직원 대부분이 거주하는 인근 도시 에네르호다르에 대한 군사 공격이 보고된 시점과 겹쳤다고 그로시 총장은 전했다.
그는 "수 시간 동안 우리는 현장에 있는 IAEA 전문가팀과 연락할 수 없었고, 원전 역시 외부와 평소 방식으로 교신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원자력 안전 및 안보 측면에서 분명 매우 우려스러운 사건"이라며 "IAEA 현장팀은 이번 통신 두절의 원인을 계속 조사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통신 장애는 전시 원전 안전 유지를 위해 그로시 사무총장과 IAEA가 설정한 7대 핵심 원칙 가운데 하나를 위반한 것이다. 해당 원칙은 원자력 시설이 규제기관 및 외부 당국과의 신뢰할 수 있는 통신 수단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IAEA는 이달 초에도 우크라이나 내 여러 원전 인근에서 드론 활동이 크게 증가한 사실을 관측했다고 지적했다. IAEA 현장 조사팀은 원전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드론 활동이 원자력 안전 및 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이며, 세계적으로도 10대 원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22년부터 러시아군의 점령하에 있으며 러시아 원자력공사(로스아톰)와 우크라이나 원자력 전문인력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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