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혈관 노화 앞당길 수 있다"… 감염 막으려면 '코 점막' 지켜야

김진우 기자 2026. 5. 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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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감염 예방의 핵심 '코'… 점막 방어력 잃으면 감염 위험↑|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감염이 급성기 증상에 그치지 않고, 회복 후에도 혈관 기능 이상이나 심혈관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바이러스 감염이 단순한 일시적 질환이 아니라, 온몸에 걸친 장기적 건강 문제로 번져 나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감염 이후에는 전신적인 치료와 합병증 관리가 까다로운 만큼, 감염 대응의 초점 역시 발병 후 치료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의 1차 관문인 코 점막에서부터 유입과 증식을 억제하는 사전 예방으로 방어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에 호흡기 방어의 최전선인 코 점막의 중요성을 짚어보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코 점막 관리 및 방어 전략을 살펴본다.

코로나19, 중증도 무관하게 혈관 노화 촉진할 수 있어
2025년 10월 유럽심장학회지(EHJ)에 게재된 다국적 연구 '카르테시안(CARTESIAN)'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은 장기적으로 조기 혈관 노화와 연관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러한 연관성은 특히 여성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이 코로나19 감염군과 비감염 대조군의 혈관 상태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감염군에서는 입원 여부나 중증도에 상관없이 대동맥 경직도의 핵심 지표인 '맥파전달속도(PWV)'가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PWV 수치가 높을수록 동맥경화 및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를 이끈 로자 마리아 브루노(Rosa Maria Bruno)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활용하는 특정 수용체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혈관 기능 장애와 노화 가속화가 유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감염의 중증도와 무관하게,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만으로도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감염 자체를 막는 것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하게 감염되었다면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증식하고 염증 반응이 확산되기 전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의 첫 관문 '코'... 건조한 외부 환경에서 방어력 저하 우려
바이러스 침입을 초기에 차단하려면 무엇보다 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대부분은 코를 통해 유입되기 때문이다. 비말(침)이나 에어로졸(연무질) 형태로 유입된 바이러스는 코 점막에 주로 달라붙는다. 특히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의 경우,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필수적인 수용체(ACE2 등)가 코 점막 섬모세포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초기 감염의 핵심 표적이 된다.

코 점막은 이러한 외부 병원체에 맞서는 첫 번째 방어선이기도 하다. 점막 표면을 뒤덮은 점액이 외부 이물질을 붙잡고, 미세한 섬모들이 쉼 없이 움직이며 이를 바깥으로 밀어내는 '점액 섬모 운동(mucociliary clearance)'이 그 핵심이다.

코 점막의 섬모·점액 작용 원리와 면역 상태에 따른 방어력 차이|출처: 하이닥

그러나 이 방어 체계는 외부 환경에 따라 약해질 수 있다.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는 점막을 말려 점액을 뻑뻑하게 만들고 섬모의 움직임을 둔하게 한다. 미세먼지는 점막 안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섬모 세포를 직접 손상시킨다. 섬모 운동이 느려지면 병원체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점막 안에 오래 머물게 되며, 그 결과 바이러스가 수용체에 달라붙을 가능성이 높아져 감염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카모스타트', 코 점막에서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차단
코 점막의 방어력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의학계는 바이러스가 비강 세포에 침투하기 전 단계에서 감염을 차단하는 '국소 예방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그 대표 성분으로 거론되는 것이 카모스타트(Camostat)다. 카모스타트는 숙주 세포 표면의 단백질 분해 효소인 TMPRSS2의 활성을 억제하여,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박제혁 약사(한양온누리약국)는 "TMPRSS2는 본래 호흡기를 비롯한 여러 조직에서 단백질 처리에 관여하는 효소지만, SARS-CoV-2 같은 바이러스에게는 세포 진입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포 실험에서는 카모스타트를 처리했을 때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이 줄어드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었으며, 바이러스 자체가 아닌 숙주의 침투 경로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점이 특징이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잔토모나스 발효 추출물(잔탄검, Xanthan gum) 같은 성분을 배합하면 점막 표면에 겔 형태의 보호막이 형성되어 카모스타트의 밀착력을 높이고 작용 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바이러스(Viruses)에 발표된 인플루엔자 A·B형 대상 실험에서도 두 성분을 병용 적용했을 때 항바이러스 효과가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시중에는 이러한 원리를 적용한 비강 스프레이 제품도 출시되어 있어, 외출 전이나 식사 전에 콧속에 하루 2~3회 분사하는 것만으로도 점막 보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점막 내 '잔류 바이러스 증식' 억제해야
호흡기 바이러스는 체내에 침입하자마자 곧바로 전신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막에서 일정 시간 자리를 잡은 뒤 초기 증식 과정을 거친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외부 활동 후 점막에 잔류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증식 환경을 억제하는 것 역시 중요한 예방 수단이다.

이 단계에서 주목받는 성분이 바로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다. 니클로사마이드는 바이러스의 세포 내 복제 기전을 차단하고 소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제혁 약사는 "세포 단계(In vitro)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내의 자가포식(Autophagy) 작용과 지질 대사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어려운 세포 내 환경을 조성해 복제 효율을 낮출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니클로사마이드를 비강 스프레이 제형으로 국소 부위에 투여할 경우, 바이러스의 복제 환경 자체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증식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이를 활용한 '이중 국소 방어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외출 전에는 카모스타트 성분으로 바이러스 침투 경로를 차단하고, 귀가 후에는 니클로사마이드로 세포 내로 침투한 바이러스 증식 단계를 억제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감염이 혈관 노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보고된 만큼, 이 같은 사전·사후 점막 관리는 효과적인 감염 예방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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