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잠 몰아 자면 심혈관 건강 해칠 수도… "수면, 양보다 규칙성이 중요"

조은애 기자 2026. 5. 2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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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밀린 잠을 몰아 자는 습관은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평일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주말에 한꺼번에 잠을 몰아 자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수면 시간과 기상 시점이 들쑥날쑥할 경우, 절대적인 수면 총량이 충분하더라도 심혈관계 건강에는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심장내과 전문의 장영우 교수(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는 "평일에 밀린 잠을 주말에 10시간 이상 몰아서 자는 방식은 부족한 수면 양을 채운다는 위안은 줄지 몰라도, 우리 몸의 생체 구조상 혈관에는 매주 시차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에 혈압과 심혈관 시스템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수면 패턴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수면법에 대해 알아본다.

불규칙한 수면 패턴, 몸속 '시차 스트레스' 유발
평일과 주말의 수면 패턴이 어긋나면 단순한 피로 누적의 문제를 넘어 전신의 생체 리듬을 무너뜨릴 수 있다. 우리 몸 안에서 24시간 주기로 작동하는 생체 시계는 수면뿐 아니라 체온, 호르몬 분비, 면역 세포 활동, 혈압 조절 등을 총괄하기 때문이다.

장영우 교수는 "평일에는 알람에 맞춰 일찍 일어나다가 주말에 늦잠을 자면, 생체 시계는 시차가 있는 다른 나라를 오가는 것처럼 교란되며 이는 심혈관 및 대사 질환으로 이어진다"라며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점이 2~3시간씩 중심을 잃고 흔들리면 세포마다 생체 시계가 깨지게 되는데, 예를 들어 뇌는 밤이라고 생각하는데 소화기관은 낮으로 인식하거나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몸 전체가 혼란 상태에 빠진다"라고 말했다.

수면 시간 널뛰면 고혈압 위험 최대 29%↑
최근 호주 플린더스 대학교 애들레이드 수면건강연구소 한나 스콧 박사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총 수면 시간이 불규칙할 때 고혈압 위험은 최대 9~15% 증가하며, 잠에 드는 시간이 날에 따라 31분만 빠르거나 늦어도 고혈압 위험이 최대 29%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면의 양보다 수면의 일관성이 깨지는 것이 심혈관 건강에 더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혈관 시스템은 호르몬과 자율신경계의 철저한 예측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장영우 교수는 설명했다.

매일 밤 일정한 시간이 되면 몸은 자연스럽게 교감신경을 끄고 부교감신경을 켜서 혈압을 10~20% 낮추는 '야간 혈압 하강(Nocturnal Dipping)' 상태로 들어가며, 이때가 심장 근육과 혈관벽의 유일한 쉬는 시간이다. 하지만 평일과 주말의 취침·기상 시간이 2~3시간 이상 벌어지면, 심혈관 시스템은 언제 쉬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장 교수는 "10시간을 누워있더라도 실제 혈관이 이완되는 양질의 휴식 시간은 극도로 짧아지며, 밤새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비-하강(Non-dipping)' 패턴으로 이어져 혈관벽에 지속적인 물리적 타격을 주게 된다"라며 "이 패턴이 이어지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혈압이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서 몸이 무겁고 정신이 맑지 않은 증상이 반복된다"라고 말했다.

주말 늦잠, 생체 시계 교란 불러
인간의 수면 주기 상 세포 재생과 자율신경계 안정에 핵심적인 깊은 수면은 잠든 직후 초기 3~4시간 동안 집중된다. 평소보다 늦게 잠들어 10시간 이상 길게 자는 뒷부분의 시간은 대부분 얕은 잠과 렘수면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시간만 늘어날 뿐 고효율의 수면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주말에 10시간씩 자면서 생체 시계를 뒤로 밀어놓고 평일 원래대로 이른 시간에 기상하면 몸이 받는 부담은 커진다. 장영우 교수는 "아직 세포와 심장은 한밤중이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알람 소리에 맞춰 억지로 잠에서 깨면 몸은 이를 위기 상황으로 인지한다. 이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폭발적으로 분비되면서 아침 혈압이 급격하게 치솟는 '모닝 서지(Morning Surge)' 현상이 발생한다"라며 "통계적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이 월요일 아침에 집중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장영우 교수|출처: 인제대 상계백병원

혈압 건강 지키는 수면 습관… "규칙성 유지해야"
심혈관 건강을 지키려면 주말에도 기상, 취침 시각을 평소와 비슷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 평일 취침 시각을 기준으로 앞뒤 30분 이내에 눕고, 주말 아침에도 평일 기상 시각보다 최대 1시간 이상 늦어지지 않게 일어나는 것이 권장된다.

장영우 교수는 "주말 오전의 부족한 수면은 오후에 20~30분 이내의 짧은 낮잠으로 보충하는 것이 밤잠의 밀도를 지키는 방법"이라며 "결국 많이 자는 것보다 몸의 혈압 조절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기상·취침 시각의 오차 범위를 최소화해 고정하는 것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조은애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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