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후보 81.5% '기후공약'...대부분의 공약 '속빈 강정'

기후공약을 내건 6·3 지방선거 후보 가운데 실효성있는 공약을 내건 후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전환연구소, 로컬에너지랩, 더가능연구소 등이 참여한 연대체 '기후정치바람'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공보물을 바탕으로 광역·기초단체장에 출마한 624명의 후보 가운데 81.5%인 509명이 기후공약을 내걸었지만 대부분의 공약이 실제 정책과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29일 밝혔다.
기후정치바람은 각 후보들의 공약을 △에너지전환 △교통 △건물 △자원순환 △탄소중립 등 10개 분야로 분류한 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효율 개선, 기후위기 대응·적응에 기여하는 공약을 '기후공약'으로 평가했다. 반대로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 확대, 관련 규제 완화 등의 공약은 '반기후공약'으로 분류했다.
우선 에너지전환 분야에서는 도시와 농촌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에너지전환 관련 기후공약을 제시한 후보 254명 중 상당수는 재생에너지 생산기반이 이미 있는 농촌지역 후보였다. 반면 전력소비가 집중되는 대도시에서는 에너지 전환 모델을 제시한 후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후정치바람은 "수도권인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 가정용 태양광 보급 지원 확대를 언급한 후보는 김포시장 단 1명"이라며 "정부의 에너지 '지산지소' 기조와 맞지 않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특히 데이터센터 유치를 공약한 후보 52명 가운데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을 함께 제시한 건 4명에 불과한 점에서 정부의 정책 기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약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이다.
수송 분야에서 기후공약을 낸 후보는 60.7%인 379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공약 대부분이 교통비 지원이나 할인 등 대중교통 수요를 늘리기 위한 요금 지원에 집중돼 있었다. 전기버스 확대, 차 없는 거리 조성 등 실질적 감축 수단을 명시한 후보는 전국에서 13명에 불과했다. 기후정치바람은 "수송 부문 온실가스 감축량은 2024년 기준 코로나 팬데믹 이전 대비 1.3%로 사실상 멈춰있는 상태"라며 "대중교통 활성화도 탄소감축의 일환이지만 구조적 전환을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건물 부문 공약은 사실상 공백에 가까웠다. 이 분야에서 기후공약을 제시한 후보는 7.2%인 45명에 그쳤고, 이 중 노후건물을 손봐 온실가스를 줄이고 난방비 부담을 낮추는 '그린리모델링'을 언급한 후보는 7명에 불과했다. 오히려 재개발·재건축 등 반기후공약을 내건 후보는 46%인 287명에 달했다. 특히 이 중 253명의 후보는 파크골프장 건설·확충 공약과 같이 생태를 해치는 공약을 내세웠다.
교통 부문에서도 경기남부국제공항 추진,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재개, 주차장 확충 등 반기후공약을 내건 후보가 274명으로 47.9%에 달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탄소중립 로드맵이나 감축목표를 공약으로 제시한 후보는 3.4%인 21명에 불과했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 될 수 있는 '기후예산제'를 언급한 이는 경기 용인시 기초단체장 후보 1명 뿐이었다.
기후정치바람은 "정부가 탄소중립 로드맵을 마련해도 지자체가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다면 목표 달성 가능성은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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