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중국 무역 갈등 고조…“관세·수입 쿼터 확대” “즉시 반격”

이정연 기자 2026. 5. 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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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기와 중국 국기.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관세와 수입 쿼터 등 대중국 무역 장벽을 더 체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중국과 유럽연합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해당 조처들이 무역보호주의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필요할 경우 맞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스테판 세주르네 유럽연합 산업전략 담당 집행위원이 유럽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산 수입품이 일부 유럽 산업에 “실존적 위기가 되고 있다”며 세이프가드(수입 제한 조처) 사용 확대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세주르네 집행위원은 “유럽의 화학, 금속, 청정기술 산업이 중국의 불공정 경쟁으로 파괴될 위험에 처했다”면서, 유럽연합이 특정 기업이나 원자재가 아닌 산업 부문 전체를 대상으로 수입 할당량과 관세를 보다 일반적이고 체계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주르네 위원은 유럽연합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하루 10억유로(약 1조7600억원)에 달하고,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2900만개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유럽연합의 목표는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니라 “진정한 재균형을 실현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조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들은 29일 중국 관련 특별회의에서 이런 방안과 더 강경한 대중국 무역정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유럽의회는 중국을 포함해 외국산 철강 수입 관세를 50%로 높이는 방안을 통과시켰고, 이 조치는 7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중국은 유럽연합 쪽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상응하는 조처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유럽연합의 철강 관세 부과에 대해 “본질적으로 무역보호주의”라며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중국-유럽연합 간 철강 무역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글로벌 생산·공급망의 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유럽연합이 중국 기업과 제품을 차별적으로 대우한다면, 중국은 상응하는 조처로 자국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한층 강한 반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계열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29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유럽연합의 조처에 대응해 반차별 조사와 산업·공급망 안보 조사를 발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유럽연합이 ‘과잉생산 도구’를 고집스럽게 추진하면, 중국은 즉시 종합적으로 반격 조처할 것”이라며 “중국은 무역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잉생산 도구’는 유럽연합의 특별회의에서 다뤄질 정책 가운데 하나인 ‘회복력(resilience) 도구’다. 일부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회의를 앞두고 수입 편중도가 일정 수준 이상인 공급 회사들에 쿼터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자며 비공식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서에 명시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겨냥한 조처로 해석된다.

유럽연합의 압박은 전자상거래와 투자 분야로도 번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28일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안전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을 판매했다며 2억유로(약 3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같은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중국 물류·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닷컴의 독일 전자제품 유통업체 세코노미 인수 계획에 대해 역외보조금규정(FSR)을 적용하며 제동을 걸었다. 역외보조금규정은 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자금력을 확보한 기업이 유럽연합 기업을 인수해 시장 경쟁을 왜곡하는 걸 방지하는 제도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인수 금지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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