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ASCO서 임상 성적표 공개…기술이전 협상력 바뀌나

최성근 기자 2026. 5. 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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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젠셀·지아이이노베이션 구두발표
에스티큐브·티움바이오 효과 검증
신라젠 첫 임상 데이터 주목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세계 최대 암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항암 신약 경쟁력을 공개한다.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 사업개발 관계자들이 공개 데이터를 토대로 사업성과 기술수출 가능성을 검증하는 자리다. 발표 성과가 기술이전 협상력과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하는 ASCO에는 항암 파이프라인 보유 주요 기업들이 참가해 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이번 학회는 기술수출 가능성과 시장 재평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좋은 데이터가 기술수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ASCO에서 임상적 의미를 입증하면 빅파마 미팅과 협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젠셀, VT-EBV-N 집중 성적표···지아이이노베이션 1상 구두발표 눈길

바이젠셀은 선택과 집중 전략의 성과를 검증받는다. 회사는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 임상 2상 결과를 구두 발표 형식으로 공개한다. 바이젠셀은 최근 일부 파이프라인을 조기 정리하고 VT-EBV-N과 차세대 세포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이번 발표는 VT-EBV-N 중심 전략의 성과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올해 ASCO에 제출된 초록 8348건 중 구두 발표 대상으로 선정된 초록은 360건(약 4.3%)에 불과하다. 바이젠셀은 국내 세포치료제 가운데 처음으로 ASCO 구두 발표에 선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핵심은 재발 억제와 생존 연장 가능성이다. 세포치료제는 임상 데이터의 질이 사업가치와 직결되는 분야다. 의미 있는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가 확인되면 글로벌 파트너링, 기술수출 논의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ASCO 구두 발표는 글로벌 제약사와 KOL(교수 등 권위자), 투자자, 사업개발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세션"이라며 "VT-EBV-N의 임상적 가능성과 차별성을 보다 폭넓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향후 글로벌 파트너링, 기술이전 논의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바이젠셀은 ASCO 이후 후속 개발도 이어간다. VT-EBV-N은 다음 달 유럽혈액학회(EHA)에서도 구두 발표가 예정돼 있다. 주요 학회 일정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속심사 지정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다. 차세대 교모세포종 치료제 'VC302'는 올해 전임상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표=김은실 디자이너

지아이이노베이션은 1상 단계에서 구두 발표 세션에 채택됐다.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1A 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GI-101A는 면역항암제 불응,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요법과 미국 제약사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 데이터를 발표한다. 단순 객관적반응률보다 기존 면역항암제 실패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효능 신호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공개 데이터는 향후 병용 전략 확대와 기술수출 협상 가능성을 판단할 핵심 지표가 될 수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면역항암제 불응, 내성 환자에서 의미 있는 결과들이 나와 GI-101A의 가능성을 1상에서 볼 수 있었다"며 "1상임에도 구두 발표 채택은 의미 있는 데이터로 판단됐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GI-101A 외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 일부 결과를 올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티큐브 환자선별 전략···'병용효과' 티움바이오·'첫임상' 신라젠도 관심

에스티큐브는 면역관문 단백질 BTN1A1을 표적하는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의 전이성 대장암 대상 임상 1b/2상 기반 데이터를 공개한다. 단순 항암 효능보다 어떤 환자에게 잘 듣는지를 찾는 환자 선별 전략이 핵심이다.

에스티큐브는 BTN1A1 발현 환자 선별과 종양미세환경에 대한 공간생물학 분석 결과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PD-1 계열 면역항암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 전략을 제시한다. 향후 사업화 가능성을 가늠할 자리가 될 전망이다.

에스티큐브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넬마스토바트의 임상적 가능성과 함께 BTN1A1 기반 환자 선별 전략의 잠재력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 전략과 사업화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움바이오는 TGF-β와 VEGF를 동시에 조절하는 이중기전 면역항암제 TU2218(토스포서팁)의 두경부암 대상 임상 2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대표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 병용 효과를 실제로 높였는지가 주요 관심사다.

키트루다는 이미 두경부암 1차 치료에서 단독요법 기준 약 17~20% 수준의 반응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측은 동일 조건 비교는 어렵지만 TU2218 병용군에서 약 75% 수준의 객관적반응률이 확인돼 병용 시너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공개될 생존기간 데이터가 확보될 경우 파트너십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키트루다 병용을 통해 실질적 효능 입증에 주력했고 두경부암 1차 치료 시장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확인했다"며 "포스터를 통해 생존기간 관련 데이터가 공개되면 파트너십 논의를 가속화하고 FDA 패스트트랙이나 혁신치료제 지정 신청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라젠은 실제 환자 대상 초기 임상 데이터를 처음 공개한다. TTK/PLK1 이중저해 기전 신약후보물질 BAL0891의 임상 1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지금까지 BAL0891 관련 공개 자료는 전임상 수준이었다. 회사 측은 초기 단계지만 일부 환자에서 의미 있는 항암 반응 신호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아직 환자 수가 제한적이고 초기 데이터인 만큼 해석이 제한적이지만 향후 병용 전략과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 단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번 데이터는 이전 전임상 자료와 달리 실제 임상 초기 데이터라 의미가 있다"며 "초기 데이터임에도 일부 완전관해 등 결과가 확인된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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